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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 나쁜 사람들

2012.02.10 11:14

조회 수:1403



운동할 시간이 없는 나는 요즘 차를 놓고 다닌다. 오래전 일이다.
아침과 밤에 버스를 타러 걸어가는 그 길이 상쾌하고 즐겁다.

어제는 나쁜 사람들을 많이 만났다.
과연 내가 이렇게 말 할 자격이 있나 싶지만 그래도 믿는 자로서 이 이야기를 조심스레 꺼내본다.

아침 출근시간!
맨 앞자리로부터 중간까지는 대부분 노약자, 임산부, 장애인에게 자리를 양보하도록 되어있다.
대학생쯤 되어 보니는 나이의 여자분이 앉아있고 한 명은 방호벽(?)을 만들어 핸드폰을 만지작거린다.
키작고 얼굴에 주름이 가득한 할머니 한 분이 타셨다.
반응이 없다.
한 정거장 두 정거장 힘겹게 서 계신 할머니를 보고 학생들에게 용기내어 "자리를 양보해 주시면 안될까요?" 이야기 했다.
나는 민망함만 당한 채 목적을 이루어내지 못했다.
주변분들도 '왜 나서서 난리야'라는 시선을 보낸다.

중간쯤 지났을 까 배가 부른 임산부가 탔다.
이번에는 장애인석에 앉아서 차밖을 멍하니 보고 있는 젊은 남자 대학생 옆에 선다.
다시용기를 내서 임산부에게 자리를 양보해 줄 것을 이야기 했다.
반응이 없다.
역시나 주변 분들의 시선은 내가 이상한 사람인양 바라본다.

민망함과 어색함에 더 이상 한 마디 못하고
정부청사 역까지 버스를 타고 왔다.

나는 나쁜 사람이다.
끝까지 옳은일을 위해 나섰어야 했는데
주변 시선에 굴복하고 말았다.
이게 무슨 대단한 일이라고 이야기 하는 분들이 있다면
콩알만한 심장을 가진 내가 이야기하고 싶다.
당신도 나쁜 사람입니다.

그리스도의 심장을 가진 착한 사람이 되기 위해
작은 일부터 실천하고 노력하는 우리가 되었으면 좋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