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첫번째 올리는 사진이 메인사진이 됩니다.
자유 20기, 기지개를 켜다
2020.04.26 21:11
매월 말 토요일 새벽이 기다려진다.
설레는 모임이 있기 때문이다.
멤버가 스무 명이 넘는다.
구성원 나이가 40대 초반에서 50대 중반에 이른다.
한 사람씩 돌아가며 한 달 동안 지낸 삶을 고백한다.
다른 사람 이야기를 들으며 눈시울이 붉어진다. 함박웃음이 터진다.
울고 웃다 보면 시간 가는 줄 모른다.
시계가 세상에서 없어졌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 정도로.
'남자는 과묵해야 한다'라는 강박관념이 이 시대 남성들 입을 틀어막는다.
남편, 아빠들 대부분이 직장과 가정에서 하고 싶은 말을 삼킨다.
내가 속한 모임은 과묵과는 거리가 멀다.
마음껏 '남자들만의 수다'를 누린다.
한번 모이면 한 시간 반 정도 한 달 동안 살아온 삶을 나누며 서로를 격려하고 위로한다.
한바탕 쏟아낸 후 2차로 설렁탕집으로 이동한다. 피날레 무대는 카페에서 장식한다.
새벽 6시에 모여 오전 9시 반까지 쉴 틈 없이 말한다.
며칠 굶은 아기 제비가 엄마에게 먹이 달라고 재잘대듯이.
직장, 사업장에서 집에 돌아온 남편이 말수가 별로 없는가.
그 모습에 속지 마라.
밖에서 남자들끼리 수다는 여자들 수다보다 몇 배로 시끌벅적하다.
남자도 하고 싶은 말이 많다.
쾌변처럼 한 번씩 쏟아내야 속이 후련해진다.
다시 힘을 낼 숨통이 트인다.
코로나19 확산으로 삼 개월 동안 모임을 쉬었다.
멤버들 안부가 궁금해 미칠 지경이다.
털어내고 싶은 스토리가 '가슴 창고'에 빼곡히 쌓인다.
재고가 흘러넘쳐 폭발 직전이다.
코로나19 상황이 호전된 분위기를 감지한다.
어제 번개 모임을 공지했다.
몇 명이 참석하겠다고 응답한다.
많아야 대여섯 명 모이리라 예상했다.
예약한 카페에 한 명 두 명 들어온다.
웃으며 멤버들을 맞이한다.
'와우'.
무려 열아홉 명이 테이블에 자리를 잡는다.
'사회적 거리'를 유지하려고 애쓴다.
마스크를 썼다 벗었다를 반복하며 근황을 나눈다.
자영업자, 공무원, 연구원, 회사원, 공공기관 직원, 사업가 등 하는 일이 제각각이다.
다양한 인생을 간접 체험하며 배움을 얻는 게 모임의 가장 큰 매력이다.
두 시간 동안 열아홉 명의 중년 남성이 모여 접시를 스무 장은 깼다.
밤새도 모자랄 정도로 하고 싶은 스토리가 차고 넘친다.
아쉬울 때 멈춰야 한다.
다음을 기약하며 '주먹 인사'를 나눈다.
벌써부터 다음 모임이 기다려진다.
한 달 후 다들 어떤 이야기 보따리를 풀어낼지 기대된다.
기지개를 켰다.
서서히 활주로를 벗어나 하늘 높이 비상할 일만 남았다.
"어려운 상황이지만 조금만 더 힘을 내 보아요.
함께 가면 멀리 갈 수 있습니다"
로그인 없이 좋아요 추천이 가능합니다.
댓글 6
-
양병태
2020.04.26 21:17
-
제영광
2020.04.26 21:57
동기분들과 기도하고 삶을 나누는 것이 신앙생활의 참기쁨중의 하나입니다. 멋져요..모두들 -
이은옥
2020.04.26 22:37
주님 안에서 함께 하는 모습들이
아름답습니다!!!
여자들은 모르는 남자들의
수다도 궁금하네요 ^^ -
장동우
2020.04.27 16:03
"혼자보다 함께" 의 모범을 보여주시는 20기 제자반 집사님들을 축복합니다.^^ -
안순기
2020.04.27 21:08
20기 동역자 집사님들과 참으로 오래간만에 만나 그동안 삶을 나누면서 즐거운 시간을 가졌습니다. 직장 복귀, 승진, 이사, 대학원입학,국내 마스크 조달의 주역도 두분 계시고... 코로나19가 우리의 일상을 변화시켰지만 동역의 기쁨은 빼앗지 못했습니다. 함께 함이 기쁨이요 축복입니다. 앞으로 월말 정기 토요 기도 모임도 기대가 됩니다(양병태 디렉터님 화이팅입니다). 존귀하신 구주 예수 그리스도의 이름으로 20기 사역반 동역자 집사님들을 사랑하고 축복합니다. 여호와샬롬♥ -
박민혜
2020.04.29 16:19
와~~~
20기 집사님들의 기지개! 보기만해도 흐뭇!^^
혼자보다는 함께!
참으로 귀한 모습입니다!
20기 집사님들의 사역 가운데 주님의 한없는 은혜가 충만하길 기도합니다!
함께 함이 축복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