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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침마당]  생산적인 관계를 위하여
 오정호 대전 새로남교회 담임목사

2009년 06월 01일 (월) 지면보기 |  20면 충청투데이 cctoday@cctoday.co.kr  



사람의 한 생애는 관계로 이루어진다. 사람은 태어나서부터 세상을 떠날 때까지 관계 속에서 성장하고 관계를 맺으며 살아가는 존재이다. 삶의 성패는 어떠한 관계인가에 따라 결정된다.

가정은 관계의 요람이다. 아버지와 어머니의 삶의 모습을 통하여 자녀들은 관계의 아름다움을 경험하며 살아간다. 자녀교육의 성공과 실패는 학력관리와 경력관리 이전에 관계 관리에 의하여 평가된다.

가정이 관계의 출발지라면 학교와 사회 그리고 국가는 관계의 확대판이다. 관계 가운데는 생산적인 관계, 사람을 살리는 관계, 사람을 사람 되게 하는 관계가 있다. 그러나 사람의 심성이 삐뚤어지면 그 관계는 파괴적으로 나타난다. 부적절한 인간관계는 사람의 인격을 초토화시킨다. 왜곡된 관계는 인성을 깡그리 깨뜨려 버린다.

가정교육과 학교교육에서 축복된 관계를 경험하지 못한 사람은 한 생애를 의미 있고 보람되게 살아가기가 무척 힘들다. 의미있는 관계를 맺을 줄 아는 학습이 부재하기 때문이다. 세상이 아무리 발전하고 와이브로시대가 열리고 IT가 발전한다 하더라도 인간의 본질은 변화되지 않는다. 이 사실을 깨달아 아는 것은 으뜸 지혜이다.

그리고 인간관계에서 가장 중요한 것 중 하나가 감사하는 마음이다.

인간관계의 성숙함이 감사로 표현되기 때문이다. 감사 없는 삶은 사막같이 무미건조하다. 감사가 늘 살아있으면 감사를 주고받는 이의 마음은 옥토가 된다. 감사는 사람의 태도를 바꾸어 놓는다. 사람을 대할 때 감사는 윤활유의 역할을 한다. 이런 면에서 감사는 상대방에 대한 인정과 존중을 토대로 한다. 감사의 마음이 있을 때 비로소 대화의 문은 열리게 된다. 감사가 사라지면 그 자리는 비난과 불평 그리고 원망이 자리잡게 된다.

사람의 사람다움은 감사를 통하여 확인되고 개발된다. 우리가 아는바대로 동물의 세계에는 감사가 없다. 단지 본능에 의하여 움직일뿐이다. 감사를 상실한 인생은 사람답기를 포기했다고 해도 지나친 말이 아닐 것이다.

배은망덕(背恩忘德)은 사람의 사람 되지 못함을 꾸짖는 말이다. 배은망덕한 사회는 천박한 사회이며 중심을 잃은 사회이다. 우리 대한민국이 국격(國格)이 있는 나라로 세계인들의 가슴에 각인되기 위해서는 국민 모두가 감사할 줄 아는 나라로 인식되는 것이 필수이다.

감사를 잃어버린 자식이 부모를 기쁘게 할 수 없고 사은의 정신을 망각한 제자가 스승의 자랑거리가 될 수 없는 법이다. 이웃에 대한 감사를 상실한 시민이 공동체를 복되게 할 수 없다. 조국에 배려에 대하여 감사에 인색한 국민이 나라를 복되게 할 수 없다.

감사는 은혜에 대한 각성과 비례한다. 부모의 은혜가 가슴에 밀물처럼 밀려들면 자녀들의 마음은 부모에 대한 고마움으로 채워진다. 조국의 역사와 문화 그리고 품어줌에 대하여 감사의 마음을 진정 가지고 있는 사람은 조국에 욕을 돌리는 언행을 삼간다. 이웃의 행복한 삶을 폭력으로 침해하지 않는다. 유언비어를 조장하지 않으며 조국의 산하에 가래침을 뱉거나 담배꽁초를 함부로 던지지 않는다. 남이 잠든 사이에 불법으로 쓰레기를 투기하지 않는다. 자기보다 약한 사람들에 등을 쳐 먹거나 힘없는 서민과 부녀자들을 괴롭히지 않는다.

미국 뉴욕 롱 아일랜드를 방문하는 가운데 한국전쟁을 기념하는 공원을 찾아본 기억이 있다. 우리 나라 지도모양의 기념비에는 이렇게 쓰여져 있었다. "We will never forget!" 우리는 결코 잊지 않으리라! 이역만리에서 달려와 온 몸을 던져 우리나라의 민주주의와 역사를 지켜내었던 이들을 기념하는 말이었다. 우리나라를 위하여 청춘을 바치고 생명까지 쏟아부은 전우들을 결코 잊을 수 없다는 마음의 표현이리라.

보훈의 달이 눈 앞에 와 있다. 조국에 대한 감사를 상실한 채 살고 있지는 않는지.

조국과 창조주에 대한 마음의 감사가 살아있는 사람은 그의 삶을 결코 가볍게 살지 않는다. 함부로 대하지 않는다. 축복된 관계에 대한 각성이 그리운 계절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