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뉴 건너뛰기

같이 늙어가는 친구

2021.01.21 14:13

행복지기 조회 수:112

같이 늙어가는 친구

 

세상에 어떤 친구가 가장 좋으냐? 소꿉친구, 청춘 친구, 같이 밤새워 주는 친구, 밥 사주는 친구, 술 사주는 친구, 아무 때나 전화 걸 수 있는 친구, 돈 빌려 주는 친구, 여행 같이 가주는 친구, 다 좋다. 그중 가장 좋은친구는 같이 늙어가 주는 친구다.

 

늙어간다는 것은 나이만이 아니다. 힘이 빠질 때, 약해질 때, 외로워질 때, 실패할 때, 더 이상 주위에 사람이 시끌벅적하지 않을 때의 상태가 늙어감의 상태다. 그때 여전히 삶의 에너지와 사람살이의 맛을 느끼게 해 주고 바로 이 순간에 웃게 해 주는 친구가 진정 친구다. 이런 친구를 어떻게 만들 수 있을까?

 

첫째, 아래위 20년 터울 나는 친구 그룹과 같이 놀아라. 알다시피 아래위 10년 나이 차이는 친구가 충분히 될 만하니, 이렇게 되면 금방 20년 차이가 된다. 위 연배 친구는 마음으로 기댈 수 있어 좋고 아래 연배 친구는 힘이 되어 좋다.

 

둘째, 다양한 친구를 함께 만나라. 일하는 분야가 달라도 좋고, 관심 주제가 다른 친구도 좋고, 처지가 다른 친구도 좋고, 주머니 사정이 다른 친구도 좋다. 소셜 믹스가 건강한 마음을 길러주듯이 친구 믹스는 언제나 건강한 긴장감을 유지해준다.

 

셋째, 돈 버는 사업을 섞지 말되 같이하는 '연대 프로젝트'를 궁리하라. 어떤 사회가 아름다운가, 어떤 나눔을 할 수 있느냐에 대해서 공감하고 행동하라는 뜻이다. 캠페인 활동, 자원봉사 활동, 모금 활동 등 연대할 수 있는 프로젝트는 사회에 수없이 많다. 재정 여유 있는 친구는 돈으로, 시간 있는 친구는 시간으로, 체력 있는 친구는 품앗이로 참여하면서 프로젝트를 같이하면, 늙어감 속에서 새로운 젊음이 솟아난다.

 

사십대 이후에 만난 나의 친구 그룹에 감사한다. 같이 늙어가 주어 고맙고, 같이 놀아 주어서 고맙고, 힘들 때 연대해 주어서 고맙고, 여행에 끼워 주어서 고맙고, 무엇보다도 언제나 나를 웃겨 주어서 고맙다. 우리 누구나 늙어간다. 같이 늙어가 주는 친구가 최고다. 고맙다, 친구야!

 

 

- 2015. 5. 25. 국민일보 살며 사랑하며에서 발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