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곽송'(郭松) 방지일 목사님을 추모하며..
2014.10.14 21:39
한국교회사의 '산 증인' '곽송'(郭松) 방지일(104세. 영등포교회 원로) 목사님께서 지난 10월10일 향년 104세의 나이로 하나님의 부르심을 받으셨습니다.
목사님은 평소 "닳아 없어질 지언정 녹슬지 않겠다"라고 말씀하시며 최근까지도 '신행일치' '청빈'의 삶을 사시며 소천하시기 나흘 전에도 축도를 하실만큼 복음과 말씀, 기도하는 자리에는 꼭 참석하셨습니다.
[방지일 목사님이 걸어온 길]
일제강점기와 6·25 전쟁, 군부 독재시절을 건너 민주화와 첨단 정보화 시대에 이르기까지 파란만장한 지난 100년의 한국사를 걸어오신 목사님은 동시에 한국교회의 태동과 시련, 부흥의 역사를 온 몸으로 체험한 ‘한국교회사의 산 증인’이셨습니다.
평양장로회신학교 시절에는 평양대부흥운동의 중심지였던 장대현교회에서 전도사로 시무하며 한국교회 최초 목사 7명 중 한명인 길선주 목사님과 동역하셨습니다. 신학교를 마친 뒤에는 공산권 치하의 중국 산둥성 일대에서 21년간 한국교회 파송 1호 선교사로 복음의 씨앗을 뿌렸고 중국 당국으로부터 추방돼 귀국한 뒤에는 서울 영등포교회에서 담임목사님으로 사역을 하셨습니다.
[방지일 목사님과 새로남교회]
방지일 목사님은 담임목사님과 함께 한국복음주의협회 월례기도회의 앞자리를 늘 지키시며 한국교회와 나라와 민족, 세계선교를 위해 기도하셨고 많은 연세에도 총명의 비결을 묻는 질문에는 매일 아침 성경을 100절씩 외우는 것이라고 말씀하시며 해맑게 웃으시던 모습이 생각납니다.
102세가 되시던 2012년에는 우리교회에 오셔서 "예배는"이라는 제목으로 '예배 회복'에 대해 전해주시며 새로남교회의 저녁예배와 성도들의 열정을 칭찬하시고 담임목사님의 정도목회 목양일념의 사역을 축복해 주셨습니다.
격산덕해(格山德海)의 사람이 되고 싶어하셨던 방지일 목사님!!
격산(格山) 인격이 산처럼 장중하고, 초지일관하며 모든 이에게 신뢰를 주는 사람
덕해(德海) 사람의 덕과 인품이 모두를 넉넉하게 품어내어 조화를 이루며 많은 사람을 복되게 하는 사람
“길다란 시험관과 같은 신앙은 깊이는 있으나 넓지 못합니다. 반면 대접과 같은 신앙은 폭넓게 수용하는 듯하지만 깊지 않아요. 우리 모두 깊은 것을 자랑하지 말고 넓어지도록 노력합시다. 좁고 얕다고 불평하지 말고 깊어지도록 애씁시다.”
라고 말씀하셨던 것을 기억하며 우리의 삶과 믿음생활도 깊어지고 넓어지기를 다짐해 봅니다.
'곽송'(郭松) : 뻐꾸기 '곽(郭)'에 소나무 '송(松)'
뻐꾸기가 소나무에 앉아 하나님 말씀을 전한다
▲방지일 목사님께서 생전 한복협 월례회에 참석해 함께 기도하던 모습
▲ 고 곽송 방지일 목사님 발인예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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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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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상덕
2014.10.16 10:04
추천:2 댓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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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해곤
2014.10.16 18:36
소천하신 방지일 목사님을 경건한 마음으로 추모합니다.
작년에 우리교회서 힘있게 말씀 전하시던 모습이 엊그제 같습니다.
무엇보다도 지난 7월 한국교회 100주년 기념관에서 한국교회의 회복을
바라시며 나부터회개 운동을 시작하시고, 일백세 넘으신 그 연로하신
몸의 연약한 종아리를 회초리로 스스로 때리시는 사진과 기사를 우연히
보았는데 눈시울이 뜨겁더군요. 성자 같으신 이 어르신이 아니라 저같은
집사야말로 스스로 회초리를 들어 피가 나도록 때리고 때려야
하는데 한없이 송구할 따름입니다......추천:2 댓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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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해곤
2014.10.21 12:24
방지일 목사님이 좋아하셨다는 "그 사람" 시가 참 좋네요~
그 사람을 가졌는가
- 함석헌
만 리길 나서는 날
처자를 내 맡기며
맘 놓고 갈 만한 사람
그 사람을 그대는 가졌는가
온 세상 다 나를 버려
마음이 외로울 때에도
"저만이야" 하고 믿어지는
그 사람을 그대는 가졌는가
탔던 배 꺼지는 시간
구명대 서로 사양하며
"너 만은 제발 살아다오" 할
그 사람을 그대는 가졌는가
불의의 사형장에서
"다 죽어도 너의 세상 빛을 위해
저만은 살려 두거라" 일러줄
그 사람을 그대는 가졌는가
잊지 못할 이 세상을 놓고 떠나려 할 때
" 저하나 있으니" 하며
빙긋이 웃고 눈을 감을
그 사람을 그대는 가졌는가
온 세상이 찬성하여도
"아니" 하고 가만히 머리 흔들
그 한 얼굴 생각에
알뜰한 유혹을 물리치게 되는
그 사람을 그대는 가졌는가추천:1 댓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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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민호
2014.10.24 19:19
소중한 신앙을 물려주신 목사님께 감사드립니다 -
박동창
2014.10.26 12:47
이 민족에 귀한 믿음의 선배 이시며 하나님이 기뻐하시는 목사님.
곽송'(郭松) 방지일 목사님께서 이제는 하늘나라에서 이 나라와 교회를 위해 기도하겠지요.
목사님의 말씀을 따라 믿음의 사람이 되기를 소원하며, 노력하겠습니다.
정말이지 신앙의 성숙, 인격의 성숙은 하루 아침에 이루어지지 않는다는 말을 되새기게 되었습니다.
목사님을 따라 말씀을 사랑하는 자로 한 걸음 한 걸음 걸어가겠습니다.
곽송이라는 호처럼, 제 평생 하나님의 말씀과 축복된 말을 나누는 사람이 되기 위해 조심 또 조심하겠습니다.
노회와 밤늦게 제자훈련을 마치시고 새벽예배를 인도하시고,
장례예배에 참여하시기 위해 부지런히 서울로 달려가신 담임목사님.
목사님의 선배 사랑과 그 사랑의 근원이 된 주님 사랑, 교회 사랑의 마음 역시 잊지 않겠습니다.
목사님께서 함석헌 선생님의 시에서 그려진 '그 사람'이 되기를 원하셨으니,
저 역시 그 길을 따라 조용히 걷겠습니다.
따라야 할 모범이 가까이 계시니, 제게 큰 축복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