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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4회 대전새로남행복마라톤] 한밭벌 달군 ‘행복 레이스’





백발 정정한 노인부터 외국인까지
세대·인종 아우른 건각 5천여 명
대전지역 봄길 누비며 열정 과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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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27일 대전엑스포시민광장에서 제4회 대전새로남행복마라톤 대회가 열린 가운데 종목별 참가자들이 힘차게 출발하고 있다.
찬 기운이 채 가시지 않은 지난 27일 오전 7시 경. 아침 햇살이 고개를 내밀기 시작한 이른 시간부터 대전엑스포시민광장에는 코스별·배번호를 부착한 채 부지런히 준비운동을 하고 있는 인파들로 북새통을 이뤘다. 아직 잠이 덜 깬 채 부모님의 손을 잡고 있는 아이부터 연신 파이팅을 외치는 젊은이들, 다양한 국적의 외국인들, 백발의 정정한 노인까지 세대와 인종을 아우른 남녀노소 건각들의 표정이 해맑다.

‘2019 대전새로남행복마라톤대회(담임목사 오정호)’ 출발 전 풍경이다. 4회째를 맞은 올 대회엔 특히 대전방문의 해와 맞물려 경향 각지에서 참가자들이 모였는데 그중 눈에 띈 참가팀은 6·25참전용사 서구지회였다. 배번호 ‘61508’을 부착한 고광헌(87) 할아버지는 청춘 못지않은 열정을 과시했다. 3㎞ 걷기 코스에 참여한 고 할아버지는 “참전 용사들끼리 뭉쳐 젊은이들과 함께 마라톤을 도전해 볼 수 있어 좋다”며 “아직 우리도 건강하다”고 웃어보였다.

광장이 발 디딜 틈 없이 북적거릴 무렵, 무대에서는 가수 코리아나가 ‘손에 손잡고’를 열창했다. 손주와 손잡고 노래를 듣는 삼대, 기념촬영을 하는 부부 등 유난히 가족 참가자들이 많았다. 참가자들의 모습을 뿌듯하게 지켜보던 마라토너 이봉주는 “많은 사람들과 마라톤 대회를 함께 해 더없이 행복하다”며 “이른 아침의 건강한 마라톤을 시작으로 행복한 하루를 보내길 바란다”고 응원했다.

8시, 5000여 명의 참가자들이 줄지어 모여 출발 신호를 기다렸다. 참가자들 틈엔 노란 풍선을 들고 있는 페이스메이커도 있었다. 이용진(60) 씨는 “주자들이 처음부터 끝까지 안전하게 완주할 수 있도록 협력자로서의 역할을 다해보겠다”고 각오를 다졌다.

오전 10시. 이마와 옷에 땀이 흥건한 참가자들이 환희의 미소를 띠운 채 두 손을 높게 치켜들고 결승선을 통과했다.

주자들을 기다리던 사람들은 환호성을 지르며 함께 기뻐했다. 참가자들에겐 고된 레이스 끝에 걸게 된 메달의 의미가 컸다. 그렇기에 어떤 이들에게는 결승선이 또 다른 도전을 다지는 출발선이 됐다. 노귀례(70·여) 씨는 “3km를 완주하고 나니 몸도 마음도 새롭다”면서 “오늘은 다함께 결승선에 통과하자는 목표로 간단하게 참여했지만 다음번엔 5km를 도전해 봐야겠다”고 만족해했다.

이른 시간부터 분주히 움직인 탓에 마라톤 대회는 빠르게 마무리됐다. 참가자들은 완주 후 가족들과 함께 도시락을 먹으며 허기를 달랬다. 무대에서는 우수 완주 기록 참가자들을 대상으로 시상식이 이뤄졌다. 10km 우수상을 거머쥔 박성도(31) 씨는 “대회에 참가해 열심히 달린 것도 의미가 큰데 상까지 받으니 더욱 뜻깊다”고 소감을 밝혔다.

글·사진=김지현 기자 kjh0110@ggilbo.com

기사원문 : http://www.ggilbo.com/news/articleView.html?idxno=653805#0BJz