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철저한 회개에서 시작되는 진정한 회복

 

김영민 목사 (길벗교회 담임)

 

 

◆ 들어가는 말

인간의 모든 문제의 근원은 마음에 있고 또 마음에서부터 시작되기에, 진정한 변화는 성경 말씀처럼 오직 마음의 새로운 변화로부터 나타난다(롬 12:2). 마음은 생명의 근원이기에(잠 4:23) 우리의 됨됨이는 바로 우리 마음의 생각에 달려 있다(잠 23:7). 주님께서도 ‘나무와 열매 비유’를 통해서 이 사실을 분명히 지적하셨다. “못된 열매 맺는 좋은 나무가 없고 또 좋은 열매 맺는 못된 나무가 없느니라 나무는 각각 그 열매로 아나니 가시나무에서 무화과를 또는 찔레에서 포도를 따지 못하느니라 선한 사람은 마음에 쌓은 선에서 선을 내고 악한 자는 그 쌓은 악에서 악을 내나니 이는 마음에 가득한 것을 입으로 말함이니라”(눅 6:43~45).

 

◆ 진정한 회복과 변화는 마음의 변화로부터

마음이 새롭게 변화되기 위해서는 반드시 죄악으로 인한 부패하고 왜곡되고 상한 마음에 전반적인 변화가 있어야만 한다. 과거의 상처 입은 경험으로 인한 상한 마음이 치유되고 회복되어야 하고, 또 마음에 깊이 자리 잡고 있는 불신앙과 교만을 비롯한 모든 죄를 철저히 회개해야 한다. 죄악의 뿌리가 되는 불신앙과 교만의 죄가 여전히 남아 있고, 또 그로 인해 비롯되는 다른 죄악들이 남아 있는 한 아무리 상한 마음이 치유된다 하더라도 새롭게 변화되는 것은 불가능하다.

   존 엔서(John M. Ensor)는 “우리의 근본적인 문제는 우리가 가지고 있는 상처가 아니라 우리의 완고한 고집이다”라고 했다. 이렇게 왜곡되고 상한 마음이 치유되고, 또 마음에 깊이 뿌리박혀 있는 죄악을 철저히 회개해야 참된 변화가 이뤄지고 진정한 신앙 성숙이 가능하다. 성령은 우리의 왜곡되고 상한 마음을 치유하시고, 또 죄를 회개케 하셔서 마음을 새롭게 하심으로 주님의 성품을 닮게 하신다. 이처럼 ‘치유’와 ‘회개’가 있어야만 내적인 변화와 성숙의 열매가 있다.

 

   이제 진정한 회복과 변화의 주요한 요인이 되는 ‘회개’에 초점을 맞추어서 살펴보겠다.

   회개는 진정한 변화를 위해서 반드시 필요한 것이며, 결코 멈춰서는 안 되는 하나의 과정이다. 회개는 우리 마음을 겸손히 하나님 앞에 열어 놓는 것이며, 하나님 앞에서 나 자신이 책임을 지는 것이다. 내가 상처를 입고 내 마음에 쓴 뿌리가 생긴 데에는 물론 다른 사람의 잘못도 있고 책임도 있다. 그러나 궁극적인 책임은 나 자신에게 있는 것이다. 왜냐하면, 상처를 받았을 때 내가 올바른 반응을 보이지 못하고 원망하고 미워하고 분노하고 도피하면서 잘못된 반응을 보였기에 내 마음속에 상처가 쌓였고, 결국에는 그 상처들로 인하여 쓴 뿌리가 생겼기 때문이다. 오늘 나 자신의 모습이 있게 된 데에는 부모로부터 받은 유전적인 요소와 이제까지 살아온 환경적인 요소, 내가 겪은 여러 가지 경험들, 권위자들이나 다른 사람들로부터 받은 영향, 그리고 인생을 살면서 겪은 모든 어려움과 장애물들 등, 이런 모든 것들이 복합적으로 작용해서 오늘의 내 모습이 있게 된 것이다. 그런데 궁극적으로 이 모든 요소를 취사선택(取捨選擇)해서 나 자신의 모습을 만든 것은 다른 사람이 아니라 바로 나 자신이다. 결국, 이 모든 요소는 나의 반응과 행동에 의하여 나 자신의 모습을 이루게 된 것이다. 따라서 과거에 내가 보인 반응과 행동은 오늘 나 자신의 모든 문제에 있어서 책임이 있다. 다음에 나오는 이야기는 그 사실을 분명히 보여 준다.

   어느 가정에 두 형제가 있었다. 아버지는 심각한 알코올 중독자였고, 어머니는 술 취한 아버지를 향해 늘 정신병자처럼 고함을 질러대는 사람이었다. 두 형제는 이런 열악한 환경에서 많은 상처를 받으며 성장했다. 그러나 20년이 지난 후 두 형제의 인생은 완전히 엇갈리고 말았다. 형은 의과 대학의 저명한 교수가 되어 금주 운동을 전개했고, 동생은 알코올 중독자가 되어 병원에 입원해 있었다.

   어느 기자가 형을 찾아가서 물었다. “당신은 어떻게 의과 대학의 저명한 교수가 되어 금주 운동을 전개하고 있습니까?” “알코올 중독자였던 아버지 때문이었습니다.” 그 기자는 동생을 찾아가서도 동일한 질문을 했다. “당신은 어떻게 알코올 중독자가 되어 병원에 입원해 있습니까?” 그러자 동생도 형과 똑같은 대답을 했다. “알코올 중독자였던 아버지 때문이었습니다.”

   형과 동생은 동일한 비극적인 환경 속에서 자라면서 똑같이 많은 상처를 받았다. 그런데 형은 상처를 받을 때 올바르게 반응하고 행동했다. 아버지를 반면교사(反面敎師)로 삼아 술을 입에도 대지 않았고 술자리는 참석하지도 않았다. 아버지와 같은 알코올 중독자들을 돕고 치료하기 위해서 의사가 되기로 굳게 결심하고 열심히 공부하여 결국은 의사가 되었다. 그러나 동생은 그렇게 하지 않았다. 알코올 중독자였던 아버지를 원망하면서 미워했고 분노했다. 불행한 환경을 탓하면서 술을 가까이했고 자포자기하는 인생을 살았다. 결국, 그는 아버지와 똑같은 알코올 중독자가 되고 말았다.

   이처럼 우리의 문제에 있어서 다른 사람들을 비난하는 것을 그치고 나 자신의 책임을 인정하고 철저히 회개하기 전까지는 진정한 변화와 회복이 불가능하다. 우리가 진정한 변화를 위해 회개할 때 무엇보다 우리 마음 깊은 곳에 자리 잡고 있는 근본적인 죄인 ‘불신앙’과 ‘교만’을 철저히 회개해야 한다. 왜냐하면 불신앙과 교만은 타락한 인간의 모든 죄의 근원과 뿌리가 되는 죄이기 때문이다. 첫 사람 아담과 하와가 범한 죄가 바로 불신앙의 죄와 교만의 죄였다. 그런데 불신앙과 교만은 마귀가 아담과 하와를 꾀어 하나님을 의심하도록 속였던(창 3:4~5) 에덴동산에서부터 지금까지 너무나 성공적인 전략으로 사용되고 있기에 마귀는 다른 전략을 사용할 필요가 없게 되었다. 그러기에 우리가 진정으로 변화되고 회복되기 위해서는 무엇보다 불신앙과 교만의 죄를 깊이 살펴보면서 철저히 회개해야 한다.

 

◆ 불신앙의 죄악을 철저히 회개함

진정한 변화와 회복을 방해하는 중요한 요인 중 하나는 마음속에 하나님을 신뢰하지 못하는 ‘불신앙’이다. 불신앙은 사람을 기쁘게 함으로써 자신을 가치 있는 사람, 인정받는 사람으로 생각하는 것으로 나타난다. 또 자기 안에 있는 불신앙으로 인해 아무도 나를 사랑하지 않으므로 하나님도 나를 사랑하지 않을 것이라고 믿는 모습으로도 나타난다.

   이러한 불신앙이 자리 잡게 된 주요한 이유는 자라오면서 가치 있는 자로 인정받지 못하고 거절을 많이 당했기 때문이다. 그래서 하나님의 놀라운 사랑과 은혜로 그리스도 안에서 하나님의 보배롭고 존귀한 자녀가 됐음에도 여전히 마음속에 불신앙을 가지고 있는 것이다. 거절을 당하면 신뢰가 깨어지고, 신뢰가 깨어지면 사랑도 깨어진다. 신뢰하지 않을 때 갈등이 생기게 된다. 이러한 상태에서 계속 거절을 당하게 되면 악화된다. 우리가 이것을 알지 못하면 너무나 쉽게 상대방의 태도에 불신의 반응을 보일 수 있고, 또 그렇게 할 때 상태가 더욱 악화된다. 하와에게 “선악과를 먹어도 너희가 결코 죽지 아니하리라”라고 말하여 하와를 불신앙에 빠뜨림으로 인간을 속인 후부터 사탄은 계속 불신앙으로 사람들을 미혹하고 있다.

   불신앙의 죄는 하나님이 보실 때 매우 심각한 죄다. 이스라엘 백성들은 이 불신앙의 죄 때문에 하나님이 유업으로 주신 젖과 꿀이 흐르는 가나안 땅에 들어가지 못했다(히 3:15~19). 우리 안에 불신앙이 발견되면 하나님은 우리가 책임지기를 원하신다. 왜냐하면, 하나님이 주신 유업에 도달하기 위해서는 이 불신의 벽이 제거되어야 하기 때문이다. 하나님은 우리를 위해서 많은 큰일을 하기 원하시지만, 우리의 불신앙 때문에 하지 못하시는 것이다. “거기서는 아무 권능도 행하실 수 없어 다만 소수의 병자에게 안수하여 고치실 뿐이었고 그들이 믿지 않음을 이상히 여기셨더라”(막 6:5~6).

   오늘날 믿는 자들 가운데 너무나 많은 사람이 이스라엘 백성들처럼 불신앙 때문에 하나님이 예비해 놓으신 자신의 유업을 받지 못하고 여생을 광야에서 비참하게 방황하고 있다. 우리는 불신앙의 죄악에서 벗어나야 한다. 그것은 우리에게서 하나님의 유업과 은혜와 사랑을 훔쳐 가기 때문이다. 마음 깊은 곳에 쌓여 있는 불신앙의 뿌리를 다루기 위해서는 깊이 회개하는 것이 필요하다. 우리는 성령의 도우심을 구하면서 우리의 불신앙을 철저히 회개해야 한다.

 

◆ 교만의 죄악을 철저히 회개함

진정한 변화와 회복을 방해하는 또 하나의 중요한 요인은 마음속에 깊이 자리 잡고 있는 ‘교만’이다. 교만은 하나님과 그분의 은혜를 의지하는 대신에 자신과 자기 자원을 의지하는 것이고, 하나님과 그분의 은혜를 자랑하는 대신에 자신과 자기 자원을 자랑하는 것이다. 교만한 사람들은 사랑을 획득하기 위해서 자신이 일을 성취해야 하고, 강하게 드러나야 하고, 실패나 실수를 해서는 안 된다. 또 다른 사람들을 무시하며 자신의 상처로 다른 사람들에게 상처를 준다. 교만은 관계 속에서 거짓되고 죄악 된 모습으로 나타난다.

   첫째, 자신과의 관계에서 교만은 자신이 진정 누구인지 드러내지 않으며 자신의 좋은 점만 드러낸다. 그렇게 함으로 교만은 자기를 진정한 자기와 분리시키는 것이다. 교만은 자신을 있는 그대로 보지 못하게 속인다. 다른 사람과 경쟁하며 다른 사람을 자신과 비교한다. 그래서 다른 사람보다 못하게 보이면 시기, 질투하게 되고, 또 다른 사람보다 괜찮게 보이면 자아도취하게 된다. 내면에 담을 쌓고 가면을 더 개발하면서 자신과의 관계를 깨뜨린다.

   둘째, 다른 사람들과의 관계에서 교만은 자신을 높이기 위해 다른 사람들을 깎아내리기에 사람들로부터 고립된다. 그래서 건강한 관계를 가로막게 되고 홀로 독립적이 된다.

   셋째, 하나님과의 관계에서 교만은 하나님이 자신을 배척하는 것과 같고 대적하는 것과 같다. “하나님은 교만한 자를 대적하시되 겸손한 자들에게는 은혜를 주시느니라”(벧전 5:5). 교만을 마음에 품고 있으면 하나님이 우리를 대적하시기에 폭풍이 와서 산산조각을 만든다. 그래서 이제까지 내가 노력하여 쌓아 놓은 모든 것이 파괴당한다. C.S. 루이스는 교만이 얼마나 무섭고 심각한 죄인가를 이렇게 표현했다. “교만은 영적으로 가장 핵심적이고 궁극적인 악이다. 그러므로 교만은 인간이 범할 수 있는 죄 가운데 가장 무서운 죄다. 교만은 영적인 암이다.” 스펄전 목사 역시 교만 죄의 끔찍함을 이렇게 표현한다. “하나님이 다른 죄는 손가락으로 다루시지만, 교만은 팔을 걷어붙이고 다루신다. 탐심에 대해서는 무서운 심판을 내리시지만, 교만에 대해서는 열 배로 더 무거운 심판을 내리신다.”

   하와에게 “선악과를 먹으면 너는 하나님과 같게 될 것이다”라고 말해 하와를 교만하게 함으로써 인간을 속인 후부터 사탄은 계속 이러한 교만을 사람들 가운데 넣어 주고 있다. 하나님은 교만을 결코 용납하지 않으신다(벧전 5:5; 약 4:6).

 

◆ 맺는말

교만과 불신앙, 이 두 가지는 우리 마음 안에 있는 중요한 죄이다. 사탄은 이것들을 통해서 우리의 유업을 빼앗으려고 한다. 그러므로 내 마음속에 하나님을 신뢰하지 못하는 불신앙과 하나님보다 자신을 의지하고 자랑하는 교만이 자리 잡고 있지는 않은지 깊이 살펴보면서 철저히 회개하고, 겸손한 마음으로 하나님의 은혜를 간구해야 한다.

   무엇보다 겸손한 마음으로 회개하는 사람은 십자가에서 나타난 하나님의 공의와 사랑을 깊이 깨달은 사람이다. ‘겸손’은 하나님의 은혜가 우리 안에 임하여 자유롭게 역사하실 수 있도록 마음의 문을 열어 주는 열쇠이다(벧전 5:5~6; 약 4:10; 빌 2:3~8). 겸손히 회개하는 사람은 필요한 경우에 마음을 열고 자신의 약점을 믿음의 형제들에게 솔직하게 드러낼 수 있고, 신뢰 관계가 형성되고 도움을 줄 수 있는 성숙한 사람에게 자신의 잘못과 실패와 죄를 신중한 가운데서 지혜롭게 고백할 수 있다.

   오랫동안 심한 죄책감으로 인해 교회 출석조차 힘들어하고 사람들의 눈도 잘 쳐다보지 못하는 자매가 있었다. 그 자매는 성경적 내적치유 세미나에 참석하여 죄책감과 정죄감에서 벗어날 수 있는 참된 회개에 대한 강의를 들은 후 상담자를 찾아왔다. 상담자는 그 자매를 짓누르고 있는 심한 죄책감이 어디에서 비롯되었는지 물었고, 그 자매는 죄책감의 원인이 되는 과거의 일들을 솔직하게 고백했다. 이제까지 자매는 거듭해서 회개하며 주님께 용서를 구했지만 용서받은 확신이 없었고 자유함이 없었다. 상담자는 자매의 솔직한 고백을 듣고 그 일에 대해 다시금 회개하며 주님께 용서를 구하는 기도를 하도록 인도했다. 그리고 하나님의 말씀에 근거하여 그 자매의 모든 죄가 그리스도의 보혈로 깨끗이 씻음 받고 용서받았음을 선포했다. “만일 우리가 우리 죄를 자백하면 그는 미쁘시고 의로우사 우리 죄를 사하시며 우리를 모든 불의에서 깨끗하게 하실 것이요”(요일 1:9). 또한 하나님께서 용서해 주셨기에 자신을 용서하도록 도와줬고 그 자매를 주님께 올려 드리는 기도를 드렸다. 그러자 그 자매는 용서받은 확신을 갖게 되었고 오랫동안 자신을 괴롭혔던 죄책감으로부터 자유함을 누리게 되면서 눈물로 하나님께 감사드렸다. 그리고 다음 주부터 기쁨으로 교회에 출석하여 성도들과 교제하며 열심히 봉사하게 되었다.

 

   이렇게 우리가 겸손히 회개한다면, 죄책감과 정죄감으로 우리를 계속 묶고 속박하려고 하는 마귀의 공격과 전략을 깨뜨리고 하나님의 놀라운 치유와 회복, 변화와 자유함을 실제로 경험하면서 성숙의 길로 나아갈 수 있다. “진리를 알지니 진리가 너희를 자유롭게 하리라”(요 8:32).

 

글/김영민 목사

총신대학교 신학대학원 졸업. 캐나다 밴쿠버 리전트대학에서 수학. 미국 필라델피아 웨스트민스터신학교 목회상담학 박사 취득. 현재 일산 길벗교회 담임목사이며, 국내와 해외 선교지의 성경적 내적치유 세미나 강사로 사역하고 있다. 저서로는 《상한 마음의 치유와 회복》, 《Healing and Recovery of the Broken Hearts》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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