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보가 되어도 좋아
2012.08.08 16:09
깔깔대며 놀려대는 동네 아이들 틈 사이로 한 아이가 보였다.
동네 아이들은 100원짜리 동전과 50원짜리 동전을 그 아이에게 보이며
어느 것을 가지겠느냐고 묻고 있었다.
아이는 50원짜리 동전을 가졌다.
아이의 이 바보스러운 행동이 재미있었던지
아이들은 깔깔대고 웃으며 또 다른 50원짜리 동전으로 아이를 놀려댔다.
지나가다 이 모습을 본 한 어른이 안타까운 마음에 그 아이에게 다가가 물었다.
“얘야, 어떤 동전이 더 큰돈인지 모르니?”
그러자 아이가 대답했다.
“왜 몰라요. 100원짜리죠.”
“알면서 왜?”
“참, 아저씨도. 제가 100원짜리 동전을 집으면 아이들이 이런 장난을 안 할 거 아니에요?”
* * *
어느 책엔가 실렸던 짧은 이야기인데 문득 생각이 났다.
너도나도 나 잘난 맛에 사는 때인데 웬 와 닿지도 않는 생뚱맞은 이야기인가… 하겠지만
겉으로는 주님의 거룩한 제자인척 하여도 속으로는 내가 더 가져야하고, 내가 너보다 더 잘나야 하고, 내가 늘 이겨야 하는 어른들- 성도라고 하는- 에게 일침을 놓는 아이의 마음 씀씀이가 아닌가!
내가 좀 바보스럽게 보일지 몰라도, 조금 놀림을 당할지 몰라도…
네가 기쁘다면, 당신이 만족한다면, 형제가 편하다면, 교회에 유익이 된다면…
반걸음 정도 물러나 봄은 어떨까? 내 마음의 창을 반쪽 더 열어 둠은 어떨까?
입추라니 곧 더위도 한풀 꺾일 것이다.
몸이 더워서일까? 맘속까지 뻘건 열기가 차올라 훅훅 뜨거운 입김 불어만 대지 않기로 마음먹어 본다. 오늘은 좀 바보가 되어도 좋겠다. 누군가 한 번은 웃을 터이니.
아침부터 웅얼거리던 기도를 또 해본다.
“주의 교회를 향한 우리 마음… 희생과 포기와 가난과 고난… 교회를 교회되게 예배를 예배되게 우릴 사용하소서. 진정한 부흥의 날 오늘 임하도록 우릴 사용하소서.”
댓글 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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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추가 지나니 참으로 섬세하게도 바람을 주시고..비도 주시고..
내 손에 100원짜리 동전하나 50원의 두배나 되는 동전 한잎의 가치이나.
내가 50원을 쥐고 그 남은 50원으로 누군가 더 따뜻하고 배부를수 있다면
행복하겠구나.란 생각이 듭니다.
살면서 때로 나 자신에게 '내가 바보같은가?" 라는 마음이 들때마다
나를 귀히 여기시는 주님을 바라보길 소원합니다. 간절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