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정호 목사님께..
2007.11.11 07:25
오정호 목사님께..
목사님, 안녕하세요? 소희 자매입니다. 독일에서 인사드려요
지금은 밖에 비가 부슬부슬 내리고 있습니다. 가을, 비, 유럽.. 참 어울리죠? 저는 지금 배 밖으로 나와 커피숍에 앉아 있습니다. 배에서만 생활하는 것이 갑갑해서 이렇게 가끔 나와요. 보통 때는 공원에서 책 읽고, 음악 듣고 피로를 회복하지만 오늘은 비가 와서 실내로 들어왔습니다. 아무리 아름다운 조명과 가구들로 장식 해놓아도 하나님이 직접 만드신 나무, 바람, 하늘만 하지 못하네요. 한국의 지체들과 연락을 해보아도, 가족들과 메일을 보내보아도 한국이 많이 그립습니다. 함께 말씀을 나눈 동역자들, 함께 웃고 울던 순원들, 함께 한 공동체를 세워갔던 지체들, 모두가 그립기만 합니다. 4부 예배 때마다 박력있게 말씀을 선포하시던 오목사님도요..^^
선교지로 오니 단조로운 삶을 삽니다. 한국처럼 바쁘지도, 해야 할 일들도 많지 않고, 정해진 시간에 일하고, 식사하고, 예배하고, 많은 것들을 한국에서처럼 선택할 수 없지만 신기하게도 하나님께 더 감사하는 삶을 삽니다. 아침에 눈을 뜨는 것도, 남이 먹은 접시를 닦는 것도, 잘 알아듣지 못하는 설교를 듣는 것도 마냥 감사하기만 합니다. 한국에서는 필요한 것을 쉽게 얻을 수 있었고 꼭 필요하지 않아도 내게 좀 편리하겠다 생각되는 것들을 쉽게 얻었는데 이곳에서는 그렇게 하지 못하니, 그것이 내게 얼마나 필요한지 그것을 얻기까지(내 손에 들어오기까지) 얼마나 많은 사람들의 수고가 있는지 바라보게 되니 절로 감사함이 나올 수 밖에요. 무엇보다 선교사의 직분에 합당한 삶을 살지 못하는 못난 저를 믿고 기도해 주시는 우리 새로남 공동체를 허락하심에 감사합니다.
그리고 가장 크게 감사한 것은 박옥수씨와의 소송에서 최종 승리를 한 것입니다. 사람들을 미혹케하고 교회를 혼란스럽게 하고, 예수님이 이들을 이기셨는데 우리는 그들에게 어려움만 당하고.. 하지만 세상의 법도 우리를 향해 손을 들어준 이상 예수님의 승리를 확실히 외쳐야겠죠. 박옥수씨 뿐만 아니라 하나님의 진리를 훼방하는 모든 세력을 향해 십자가의 깃발을 높이 드는 목사님과 우리 교회되길 기도합니다.
어제 주일 말씀을 들으면서 느낀건데, 우리가 하나님을 향한 초점만 흔들리지 않는다면 모든 것이 순탄할 것이란 겁니다. 비록 장애물과 어려움이 있더라도 그것을 뛰어넘을 힘을 주님이 주시니까요. 모든일에, 모든 결정에, 어떤 환경에서라도 하나님만 바라보며 그분만 의지하여 나가시는 목사님이 되시길 기도할께요
날씨가 점점 추워지는데 무엇보다 건강 조심하시고 다시 연락드리겠습니다
2007.10.29 소희 드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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