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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기 온지 두달이나 되어가는데, 이제서야 인사를 드리네요.
몸 건강히 잘 지내고 계신지 궁금하네요
저는 이 곳에서 잘 지내고 있습니다.
제가 살고 있는 다윈이라는 도시가 적도 부근에 있는 관계로 매우 덥긴 하지만, 아픈 곳없이 잘 지내고 있어요.
하나님께서 이런 오지에서도 저를 기억해주셔서 한인 교회를 예비해주셨기에, 그 곳에서 예배를 드리면서 지내고 있습니다.

제가 살고 있는 지역은 호주의 꼭대기에 있는 지역이예요.
이곳은 aboriginal이라고 불리는 호주 원주민들이 영국에서 온 백인들에 의해서 쫓기다가 정착한 곳이라 다른 지역보다 원주민들이 두드러지게 많은 곳이기도 하구요.
그래서 밤에 돌아다니기가 무섭기도 한 지역이예요.
교육을 받지 못해서 항상 돈을 구걸하고, 술에 젖어 살면서, 신발도 신지 않고 다니는 원주민들을 보면서 많은 생각이 들어요.
더럽고, 냄새나기는 하지만 원래 이 대륙의 주인이었던 사람들이 어쩌다가 저렇게 되었을까 하는 생각도 들고, 과연 저 사람들에게 이 땅에 대한 주인 의식이 조금이라도 남아있을까 하는 생각도 들기도 합니다.

가끔은 저 자신이 저들과 같지는 않을까 하는 두려움을 느끼곤 합니다.
멀리 호주까지 와서 공부하고 있지만, 하나님께서 저에게 주신 사명과 역할에서 여러 가지 요인들을 핑계로 조금씩 밀려나고 있지는 않은지, 그러면서 그것을 인식조차 못하면서, 그것에 대한 주인 의식을 잃어가고 있지는 않은지.. 공부하는 것도 쉽지 않지만, 사명감을 가지고 공부하는 것이 더 힘든 것 같습니다.
신학이 되었든지, 일반 학문이 되었든지 뜨거운 비전과 뚜렷한 목표의식 없이 공부하고 있는 것의 결과가 어떤 것인지, 원주민들의 삶을 보면서 경각심을 느끼고 있습니다.
그리고 그때마다 항상 처음 이 땅을 밞을 때의 마음을 되새기려고 노력하고 있습니다.

멀리서도 목사님과 교회를 위해 기도하고 있습니다.
비록 교회가 멀어 준비된 자리에서 기도하지는 못하지만, 침대에 엎드려서도 저에게 아름다운 추억인 동시에, 지금까지도 든든한 터전인 새로남교회를 위해 기도하고 있습니다.
목사님과 교회를 위해 기도하고 있는 부족한 기도의 손이 있다는 것을 기억해주시고, 지금까지 그러셨던 것처럼 건강하게 그리고 힘있게 사역을 감당해주셨으면 좋겠습니다.
글이 쓸데없이 길어질까 걱정되어 이만 줄이도록 하겠습니다.
목사님 사랑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