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혜에 대한 단상
2012.05.06 00:00
날마다 솟는 샘물 2012년 5월호
하나님의 은혜는 저 자신의 삶의 존립기반입니다.
의식적으로 은혜에 대하여 몰입하든지 혹은 무의식적으로 은혜에 대하여 둔감하든지 상관없이 은혜는 오늘의 저를 존재하게 한 원인이기도 합니다.
저는 최근에 내가 과연 “은혜의 사람인가?”를 숙고할 때가 자주 있습니다.
목회자의 심령속에 은혜의 샘이 메말라 있다면 어떻게 주님의 심정으로 새로남가족들과 교회를 섬기며 인도할 수 있겠습니까? 하나님의 은혜를 입는다는 것과 하나님의 은혜를 삶의 현장에서 은혜 되게 하는 것은 또 다른 차원이 아니겠습니까?
배은망덕(背恩忘德)의 고뇌
저는 하나님의 은혜를 선포하는 메신저이지만 실상 주님께서 제게 베풀어주신 은혜를 망각할 때가 적잖이 있습니다. 오죽하면 저 자신 스스로 다짐하는 의미를 담아 저의 호(號)를 은혜의 샘 곧 은천(恩泉)이라고 지었겠습니까?
(은천의 유래는 저의 멘토이신 고(故) 은보(恩步) 옥한흠 목사님께서 저를 위하여 간절히 기도해 주셨을 때 축복한 내용입니다. 동시에 제 편에서는 은혜의 발걸음으로 뚜벅뚜벅 걸어가신 목사님의 주님사랑과 교회사랑 그리고 성도사랑의 목양에 대한 간절함과 그 사상을 계승하기를 원하는 소망이 담겨 있기도 합니다.)
혹 어떤 분들은 담임목사의 호(號)가 “은혜의 샘”이니 만큼 저절로 은혜가 흘러넘칠 줄 아는 분이 계시지만 전혀 그런 의미가 아닙니다. 저의 호(號)는 하나님께서 베풀어주신 은혜를 반추하는 일종의 기억나게 하는 장치입니다. 영어로는 Reminder라고 하지요. 저의 내면을 가만히 들여다보면 주님께서 조건 없이 베풀어 주신 은혜에 대해서 때때로 민망하리만큼 무디어져 있는 현상을 발견합니다.
은혜라는 단어를 빈번하게 입술에 오르내리게 하는 것이 은혜에 대한 각성의 표지가 된다는 보장은 없지 않겠습니까? 은혜로우신 주님께서 저 자신을 주님의 자녀로 불러주셨다는(소명(召命/Calling)하나만으로도 저의 남은 생애를 충분히 감격에 젖어 살아야 하지 않겠습니까?
이런 이유로 은혜라는 단어 앞에는 언제나 경이롭다는 수식어가 자연스럽게 자리잡는 것이겠지요.(놀라운 은혜, 어메이징 그레이스, Amazing Grace)
세상에 속한 가치는 세월이 흐르면 희미해지고, 약해지고, 사라지게 됩니다. 그러나 하나님의 은혜는 점점 더 분명하게, 끈질기게, 강력하게 다가옵니다.
아! 우리 시대는 사람상호간에 적대시하는 살벌하기 조차 한 시대입니다. 그리고 그 중심에는 배은망덕의 쓴 뿌리가 자리 잡고 있습니다. 자칫 간직해 두었던 은혜마저도 송두리째 날려 보낼 수 있는 세태를 살아갑니다. 은혜의 저수지가 메마르면 사랑하는 가족들과 이웃, 나를 품어주는 조국에 대한 고마움의 농도 역시 희석되어 버리겠지요. 배은망덕은 멸망의 현관에 들어서는 행위입니다.
난망지은(難忘之恩)의 결단
이렇듯 소중한 하나님의 은혜이지만 때로는 잊혀지고, 때로는 매우 소홀하게 다루어지는 것을 가슴 아프게도 저 자신속에서 불순한 생각이나 태도 때문에 주님의 은혜에 대한 온전한 반응은 불가능한 상태입니다. 언제 온몸과 마음으로 “늘 울어도 눈물로써 못 갚을 줄 알아 몸밖에 드릴 것 없어 이 몸 바칩니다(찬송143장)를 주님의 크고 높은 제단에 올려드릴 수 있을까요?
나의 내면을 살펴보고 계시는 성령님의 도우심과 말씀의 이끄심에 의하여 거룩한 흉내라도 낼 수가 있겠지요.
말씀과 함께 역사하시는 성령님께 대한 간구가 더욱 간절해지는 계절입니다.
성령님이여, 임하셔서 새롭게 하소서!
하나님의 은혜를 은혜되게 하도록!
담임목사 목양실에 걸려있는 한글 서예액자(고전 15:10 上)
이 역시 하나님의 은혜를 기억하게 하는 소중한 “영혼의 기억창고”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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