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작성일 | 2022-05-10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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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본링크 | http://naver.me/xUEWwNyP |
언론사 | 국민일보 |
기자 |
새로남교회는 2004년 6월 대전 서구 대덕대로에 새 성전을 완공하고 봉헌 예배를 드렸다. 새로남교회 제공 |
2002년 2월 24일, 하나님의 강력한 임재 가운데 예배당 건축 기공예배를 드렸다. 예배당 건축의 의미는 건물 자체가 아니라 그 건물이 어떤 목적으로 얼마나 존귀하게 쓰임 받느냐다. 부임 당시 나는 예배당 건축은 전혀 생각치 못했다. 분열된 목회 현장에서 상처를 봉합하고 치유하는 일만해도 역부족이었기 때문이다. 그런데 매 주일마다 새로운 가족이 몰려오니 지하 예배실은 도저히 감당할 수 없게 됐다. 안전 문제는 더 심각했다.
어느 해 폭우가 들이닥쳤을 때 조성민 전도사와 밤새도록 물을 퍼낸 적도 있었다. 조 전도사는 지금 상도제일교회 담임목사다. 그 당시 우리 기도 제목은 이랬다. “은혜로우신 하나님 아버지! 두더지는 창조 원리 상 지하에 살아야 합니다. 하지만 우리는 사람입니다. 지하실의 퀴퀴한 냄새를 떨쳐버리고 지상으로 끌어 올려 주셔서 신선한 공기를 마음껏 호흡하게 해 주세요!”
성도들 삶의 연장선 위에 교회 공간이 있다. 예배당 건축은 필요에 의해 시작된다. 그 필요란 성도들이 온 몸과 마음을 다해 주님께 예배할 수 있는 공간 마련이다. 또 교회는 우리 자녀들이 양육받고 훈련하는 센터다. 교우들이 서로 반갑게 손을 잡고 대화하는 만남의 현장이다.
예배당 건축의 제일 우선순위는 담임목사가 영혼의 지성소에서 주님과 만나는 내밀한 작업이다. 목회자가 예배당 건축에 대해 주님과 독대해 얻은 확신은 모든 난관을 돌파하게 하는 에너지원이다. 나는 예배당 건축 문제를 높고 주님 앞에서 씨름했다.
“이 일이 사람으로 말미암는 것입니까? 아니면 주님으로부터 말미암는 것입니까. 이 일이 사람의 일입니까? 하나님 일입니까?”
어느 순간 하나님이 이 일을 기뻐하신다는 확신이 밀물처럼 다가왔다. 주님이 허락하신 확신은 반드시 공동체를 통해 검증되어야 한다. 장로교회 담임목회자는 무엇보다 장로들과의 소통과 협치의 원리를 체질화해야 한다. 처음 예배당 건축 부지 구입을 결정하기 전에 장로들도 흔쾌히 동의해 주었다.
예배당 건축이 본격적으로 시작될 때 놀라운 일이 일어났다. 건축 중 새로운 교우들이 계속 교회에 등록했다. 재정도 늘어났다. 분위기도 뜨거워졌다. 사실 평소에 잘 돌아가던 교회도 건축 과정에서 문제가 발생하면 교우들 사이에 말이 많아지고 성도들이 교회를 떠나는 일이 생긴다. 그런데 새로남교회 예배당 건축은 남달랐다. 외부 민원도 없었다. 평소 지역 주민들과의 관계가 좋았기 때문에 주민들이 오히려 예배당 건축을 반가워하며 도와주었다. 이런 우호적 분위기는 2011년 새로남기독초등학교 건축과 2016년 새로남중·고등학교 건축시에도 이어졌다.
새로남교회 예배당은 대전 서구 탄방동을 벗어나 새로운 터전인 만년동으로 이전하면서 대전과 중부권을 아우르는 발판을 마련하게 됐다. 사역도 확장됐다. 눈에 보이지 않는 가치를 눈에 보이는 가치로 드러낸 사역이었다. 예배당 건축은 주님의 은혜와 사랑에 대한 실제적 반응이기 때문이다. 내 시간을 드리고, 내 물질을 드리고, 나 자신을 기도의 제물로 주의 거룩한 제단에 올려드리는 헌신의 결정체이다. 예배당 건축은 교우들에게 감동의 축제가 됐다. 건축 전 과정이 은혜 체험이 됐다. 입당 이후 은혜로운 예배당 건축 뒷얘기가 입소문으로 퍼졌다. 전국 교회 건축위원장을 비롯한 위원들과 교우들이 교파를 초월해 새로남교회를 방문해 탐방했다. 새로남교회의 건축 이야기는 ‘새로남교회 건축이야기(교회건축의 로드맵)’라는 제목의 책으로 생명의말씀사에서 출판됐다. 예배당 건축을 할 때 건축사역팀, 비전사역팀, 재정사역팀으로 조직하여 상호 협력을 하되 각 팀 별로 중심을 잡아 진행한 것은 지혜로운 선택과 결정이었다.
교회 건축에 잡음이 발생하지 않는 것은 기본이다. 나아가 기쁨과 간증이 넘쳐나야 한다. 모든 건축 실무진들이 기도하면서 함께 작성해 교우들과 공유하고 실천했던 ‘새로남 예배당 건축 10계명’이다.
1.건축에 관계하는 그 누구로부터도 일회용 컵 커피 한 잔이라도 대접 받지 않는다.
2.성도는 건축에 관한 조언과 재능 기부는 할지언정 재정과 관계되는 어떤 일도 맡지 않는다.
3.건축 회사와 거래처와 개인적인 접촉은 일절 금하고, 창구는 하나로 통일한다.
4.우리 교회 건축이지만 한국 교회의 대표성을 가진 건축이라 생각하는 마음으로 임한다.
5.예배당 건축은 단순하게 벽돌로만 지어지는 것이 아니라, 성도들의 눈물의 기도로 건축된다.
6.건축위원들은 그 섬김이 장로의 직분을 받는 징검다리가 아니라, 주님사랑과 교회사랑으로 깔끔하게 순수함을 유지한다.
7.각 위원회(비전사역위원회, 재정사역위원회, 건축사역위원회)는 전문성을 가지고 봉사하되 상호 존중의 태도를 바탕에 둔다.
8.우리 교회는 건물을 지은 교회로 소문나기보다, 하나님의 사람을 세우는 교회로 소문나기를 사모한다.
9.건축하는 전 과정이 하나님의 은혜가 역사하는 현장이 되도록 한다.
10.건축하는 중에 선교헌금을 비롯한 외부후원 재정을 줄이거나 중단하지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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