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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락방 소중한 꿈을 내려놓을 수 있나요?

2022.06.25 18:59

양병태 조회 수:547 추천:17

"여러분의 꿈은 무엇이었나요?

앞으로 이루고 싶은 꿈은 무엇인가요?"

 

어젯밤 '월평14 다락방' 모임 때 순원들에게 던진 질문에 다양한 답변이 돌아왔다.

- 과거에 품은 꿈: 연구원, 물리학자, 작가

- 이루고 싶은 꿈: 세계 일주, 탁구 가족, 매일 일기 쓰기

 

"여러분이 가장 아끼는 물건은 무엇이고 소중히 여기는 사람은 누구인가요?"

 

이어지는 순장의 질문에 순원들의 대답이 다채롭다.

- 아끼는 물건: 건담, 포켓몬 카드, 탁구채, 노트북, 쏘나타

- 소중한 사람: 아들, 아내, 부모님

 

"여러분의 꿈, 아끼는 물건이나 사랑하는 사람을 내려놓으라고 하나님께서 말씀하시면 순종하시겠습니까?"

 

정적이 흐른다. 나는 인내심을 가지고 속으로 열을 세며 기다린다. 누군가 말문을 열기를.

어느 집사님의 입술이 열린다.

"아이를 힘들게 가졌어요. 울며 기도하며 얻은 아들이에요. 하나님 말씀에 순종하여 아들 이삭을 재물로 바친 아브라함을 생각할 때마다 도전이 돼요. 나도 그런 순종의 믿음을 달라고 기도한답니다."

 

그 집사님의 진솔한 나눔 덕분에 다른 분들의 고백이 이어졌다.

순원들의 말을 경청한 후에 내가 준비한 이야기를 꺼냈다.

 

 

양현종.jpg

<대전 한밭야구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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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주 전 저녁예배를 마치고 교회 1층 로비를 지나가다가 20기 제자반 동기 집사님을 오랜만에 만났어요. 반갑게 인사하다가 회포를 풀고 싶어 카페로 이동했답니다. 아메리카노를 주문하고 집사님과 테이블 앞에 마주 앉았어요. 갑자기 집사님이 묻더라고요."

 

"양 집사님, 우리 둘째 아들 얘기 들었어요?"

"둘째에게 무슨 일 있나요?"

"야구를 그만뒀어요."

"네에? 지금 고3 아닌가요?"

 

프로야구 선수의 꿈을 품고 초등학교 시절부터 고등학교 3학년까지 야구선수 생활을 이어온 집사님의 아들이 몇 달 전 야구를 그만두고 일반 고등학교로 전학했다는 소식을 듣고 말문이 막혔다.

 

공주에 있는 아들 학교 기숙사에 가서 짐을 챙겨 집으로 돌아오는 차 안에서 침묵하던 아들이 "아빠, 죄송해요." 하고 말하며 울음을 터뜨렸다고 한다.

오랜 세월 동안 야구선수인 아들 뒷바라지를 하느라 주말마다 경기장을 쫓아다니며 물심양면으로 지원한 아빠의 마음이 어떠했을까.

아들의 울음소리를 듣다가 집사님도 그만 아들 앞에서 눈물을 보이고 말았다고 한다. "우리 오늘만 울자." 아빠와 아들은 그렇게 한참을 차 안에서 어깨를 들썩였다고 한다.

 

집사님의 말을 들으며 마음이 울컥했다. 내색을 하지 않으려고 오른속을 커피 잔으로 가져가 천천히 한 모금 삼켰다.

 

"아들은 운동 그만두고 어떻게 지내나요?"

"운동만 했던 아이가 공부가 되겠어요. 처음에 일반고로 전학 와서 힘들어했어요. 지금은 입시학원에 다니며 마음을 잡았답니다."

"집사님의 마음은 어떠세요? 아들 위로하느라 집사님 마음은 살피지 못했을 것 같아요. 다운되고 우울하지 않으세요?"

"아니. 난 괜찮아요. 양 집사님, 우리에게는 든든한 빽이 있잖아요. 하나님이 계신데 뭐가 걱정입니까? 난 정말 괜찮은데 주변 사람들이 더 난리에요."

"집사님, 믿음이 정말 좋으세요. 제가 집사님 상황이라면 마음이 흔들렸을 것 같아요."

 

어린 시절부터 부모 품을 떠나 타지에 나가 운동하며 8년 동안 땀 흘리며 이루고 싶었던 꿈을 접은 아들.

그런 아들을 몰아붙이거나 억지로 설득하지 않고 아들 뒤를 묵묵히 걸어가는 아빠.

'한쪽 문이 닫히면 다른 문이 열린다'라는 말처럼 집사님 가정에 하나님께서 새로운 희망의 문을 열어주실 것을 믿는다.

고난을 겪을 때 그 사람의 진면목이 드러난다. 아들 일에 믿음으로 대처하는 집사님의 모습을 보며 존경심이 솟아올랐다. 아들을 배려하고 사랑하는 집사님에게서 어떻게 자녀를 대해야 하는지를 배운다. 하나님을 향한 믿음과 순종이 무엇인지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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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변.jpg

 

 

 

내가 들려준 이야기를 듣고 있던 다락방 집사님들의 눈이 빨개진다. 한 분은 조용히 화장지를 눈에 가져간다.

지난주에 이어 이번 주까지 다락방 모임에서 영적 성장을 위한 '순종'이라는 주제를 다루었다.

순종의 어원은 히브리어로 '듣는다'라는 뜻이다. 누군가를 사랑하면 그 사람의 말에 귀를 기울이고 따르게 된다. '사랑'이 '경청'으로 이어져 '순종'으로 열매를 맺게 되는 것이다. 나를 위해 독생자를 아낌없이 내어주신 하나님을 사랑할 때 그분의 말씀을 듣고 순종할 수 있는 힘을 얻는다.

 

평소에 다락방 모임을 마치기 전에 순원들에게 "오늘 모임 어떠셨어요?" 하고 돌아가면서 묻는다.

 

"제가 불면증이 있어 새벽까지 잠을 못 자요. 하지만 금요일 밤은 푹 잔답니다. 금요일 밤에 있는 다락방 모임에서 마음속에 있는 말을 꺼내고 집으로 돌아갈 때마다 가슴이 후련함을 느껴요. 그래서 편안히 잠드는 것 같아요."

 

"가정주부로 한 주 동안 살다가 다락방 모임에 와서 순장님의 질문을 들으면 여러 생각을 하게 돼요. 질문에 답하면서 삶이 정리되는 것 같아요."

 

"다락방을 참여하면서 추상적이던 성경 말씀이 구체적으로 와닿아요. 다락방 참여하기 전과 후로 신앙생활이 달라졌답니다."

 

"다락방 나눔이 청년부 모임 같아요. 식었던 청년 시절의 열정이 되살아나 감사합니다."

 

"순장님이 먼저 진솔하게 나눠주셔서 제 이야기를 편하게 나눌 수 있어요. 직장에서는 표정관리하며 겉도는 얘기만 하거든요. 진솔한 대화를 나눌 수 있는 다락방 모임이 소중하게 느껴져요. 다락방 모임이 늘 기다려지는 이유입니다."

 

하나님은 '영적 가족'과 함께 교제하라고 말씀하신다.

'월평 14 다락방' 성도님은 나의 소중한 가족이다.

나는 그들과 함께 먹고 마시며 성경 말씀에 비추어 삶을 나누는 것이 한주의 생활 중에서 가장 행복하다.

다락방 모임을 향한 순원들의 고백을 들으니,

하나님께서 "잘하고 있단다. 힘내거라" 하고 말씀하시며 나의 어깨를 토닥이시는 것 같다. 그분의 따스한 손길이 느껴진다.

 

2022. 6. 25. 토요일

월평14 다락방 순장, 양병태 집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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