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락방 새 공과 '가정'이 시작되었습니다.

'가정'은 편안하면서도 무겁게 느껴지는 단어입니다.

기쁨과 평안이 넘치는 가정이 있는 반면,

상처와 아픔을 보듬고 사는 가정도 존재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공과를 묵상하면서 '이번 주 다락방 모임을 밖에서 해보면 어떨까?'하는 생각이 스쳤습니다.

가정보다는 여행지가 마음을 터놓고 이야기 하기에 좋을 것 같았습니다.  

세 가정에 전화를 돌렸습니다.

 

"이번 주 다락방 모임을 1박 2일 여행으로 해 보면 어떨까요?"

"좋습니다!" 

 

어제 오후 샘머리 7다락방 네 가정이 속리산 자연휴양림에 모였습니다.

부대찌개, 소 불고기를 메인 요리 삼아 저녁식사를 마치고 거실에 모였습니다.

'주 품에, 내가 먼저 손 내밀지 못하고' 찬양을 기타 반주에 맞춰 부르고 기도로 모임을 열었습니다.

 

 

마침내 '가정' 공과를 시작했습니다.

1과 2과를 주제로 조심스럽게 말문을 열었습니다.

부부가 되어 지금까지 살아오며 겪은 이야기를 나누었어요.

고마웠던 일, 미안한 일 등 서로에게 하고 싶은 말을 진솔하게 털어놓았지요.

 

 

<속리산 휴양림 거실에 둘러 앉은 네 가정>

 

 

산속에서 이야기꽃을 피우는 사이 밤이 깊었습니다.

자녀가 어린 두 가정은 아직 1박을 하기에는 무리였나 봅니다.

아쉽게도 어두움을 벗 삼아 하산했습니다.

 

 

<속리산 밤 풍경>

 

 

다음날 해가 밝았습니다.

어제 남은 음식과 잡채로 아침을 먹고 티타임을 가졌어요.

산속에서 마시는 믹스커피 맛이 끝내주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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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은 두 가정이 속리산 탐방에 나섰습니다.

햇빛이 들어오지 않을 정도로 우거진 숲을 걷고,

물고기떼가 보일 정도로 맑은 물을 바라보았습니다.

 

 

 

 

 

숲에서 산책을 마치고 내려오다가 '체험학습관'을 발견했어요.

아이들이 그냥 지나칠 수 없다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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체험학습관 여기저기를 둘러보다가

편백나무 놀이장에 들어갔어요.

여기서 한 시간을 보냈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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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은 나무를 삽으로 파고 뿌리고 발로 밟다가 심지어는 자리에 누워 눈을 감는 아이들.

놀이공간에서 무언가에 얽매이지 않고 자유롭게 노는 아이들이 왠지 부러웠어요.

 

 

 

 

 

<태희, 예진, 예찬>

 

<예진, 예찬>

 

 

 

'금강산도 식후경'이라는 말은 우리에게 해당하지 않았네요.

경치를 실컷 둘러본 후에 식당으로 이동했어요.

보은 돌솥밥 맛집.

깔린 반찬 수와 맛에 여기저기 감탄이 이어졌지요.

다음에 또 가고 싶을 정도로 음식 맛이 정갈하고 가격이 착했답니다.

 

 

<보은 돌솥밥 맛집>

 

 

이제 집으로 돌아갈 때가 되었습니다.

주차장으로 향하다가 나이가 몇 백 살은 되어 보이는 은행나무를 발견했어요.

중학교 2학년인 아들과 나무 앞에 놓인 의자에 앉았어요.

며칠 전 중간고사 성적표를 받고 어깨가 처진 아들을 감싸 안았습니다.

마음속으로 아들에게 말했어요.

"이제 올라갈 일만 남았어. 거기서부터 다시 시작하면 된단다. 힘내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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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내와 은행나무 앞에서 엄지를 들어 올렸어요.

"아들아, 너의 존재 자체가 엄마 아빠에게 기쁨이단다!"

 

 

 

 

 

자연 휴양림 숙소 예약으로 속리산 여행의 일등 공신인 마윤호 성도님이 은행나무 앞에 앉았습니다. 장녀인 예진이가 아빠 등 뒤로 달려와 하트를 날려주네요!

 

 

<마윤호 성도님과 딸 예진>

 

 

이번 속리산 여행은 내게 두 가지를 선물했습니다.

지금 가장 가까이 지내는 세 가정을 더 이해하고 품을 수 있는 마음을 주었고,

어두운 밤 같던 나의 가정 분위기를 푸르름 가득한 나뭇잎 색깔로 갈아입혀주었거든요.

 

밖에서 '가정' 공과 스타트를 끊기 잘했다는 생각이 듭니다.

모든 다락방이 새로운 공과를 나누며 치유와 회복 그리고 평안을 경험하기를 소망하며 마침표를 찍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