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필자가 섬기는 새로남교회에서는 총신대학교의 저명하신 칼빈 연구 교수님들을 모시고 4주간에 걸쳐서 ‘칼빈과 한국교회’에 대한 주제로 세미나를 가졌다. 그리고 교수님들의 연구서를 모아 만든 ‘칼빈과 한국교회(생명의말씀사)’에 대한 독후감을 공모하며 성도들이 모두 세미나에 참석하고 독서한 후 받은 은혜들을 공유하도록 하였다. 칼빈의 뜻을 기리는 방법은 여러 가지가 있다. 칼빈의 업적과 사상에 심취해 보는 행사들도 좋은 예일 것이다. 그러나 행사가 행사로 끝나지 않고 칼빈의 위대한 주님사랑의 정신이 우리시대 사역자들과 교회에 깊이 뿌리 내릴 수 있도록 해야 한다. 칼빈의 개혁정신이 주기철, 손양원 목사님을 통해서 지금 한국교회에 이어오듯 계속해서 믿음의 세대계승이 일어나야 한다. 새로남교회 사역을 중심으로 칼빈의 개혁적인 신학과 사상이 교회 안에서 어떻게 전승되며 이어가고 있는지에 대해서 고찰해 보고자 한다.

말씀의 개혁 - 말씀중심의 교회교육에 최선

칼빈의 개혁주의정신은 성도들을 말씀으로 훈련하여 영적으로 무장시키는 일에 주력하게 한다. 새로남교회는 모든 사역에 말씀을 더 깊이 훈련하고 배울 수 있도록 하고, 제자훈련을 비롯한 평신도 훈련, 주일학교 교회교육에 많은 투자를 하고 있다. 지도자를 양성하는 제자훈련과 사역훈련은 2년간 소수의 인원이 담임목사로부터 철저하게 하나님의 말씀을 공부하게 된다. 훈련을 통해 세워진 286명의 순장들은 매주 다락방 모임을 통한 소그룹 모임을 통해 말씀을 공부하며, 성도들의 큐티를 생활화하도록 하고 있다.
평신도 성장프로그램은 연 3회 8주씩 진행되며 1년 과정의 크로스웨이를 비롯해서 구약의 파노라마, 신약의 파노라마, 큐티 등 하나님의 말씀을 기초부터 시작해서 탄탄하게 배워갈 수 있도록 배려하고 있다. 또한 전교우 성경 읽기를 실시하여 1년에 평균 성경을 2독하도록 돕고 있다. 주일학교에서는 교육위원회 슈퍼바이저를 두어 부서를 맡지 않고 교회교육전체를 담당할 수 있는 목사를 통해 주일학교 교육이 진행되도록 돕고 있다.

평신도 사역 - 소그룹활동을 통한 영적성숙

제자훈련은 칼빈과 종교개혁자들이 개혁한 평신도사역의 중요성에 꽃을 피운 결정적인 사역이다. 평신도들이 훈련되어 교회 안에서 사역자로서 훈련되고, 세상 속에서 하나님의 말씀을 삶속에서 실현하며, 제자의 삶을 살도록 하는 사역이 계속적으로 진행되어야 한다.
평신도 사역은 소그룹을 통해서 나타나게 된다. 새로남교회에 등록하여 믿음이 성장한 대다수의 성도들의 한결같은 고백은 신앙성숙에 소그룹이 지대한 영향을 미쳤다는 것이다. 가족 같은 분위기에서 훈련된 순장을 통해 말씀을 배우며, 교제하고 봉사하는 삶을 통해서 영적으로, 정서적인 회복을 경험하게 된다. 소그룹의 건강성의 가장먼저 일어나는 청신호는 자발적인 모임의 숫자의 증가이다. 건강하며, 생명력이 있는 모임은 인위적인 힘을 가하지 않더라도 모이기를 힘쓰며 모이기를 즐기게 된다. 건강한 소그룹이 교회 부흥과 성장의 중심이 되고 있다. 평신도 사역은 이단을 막는데도 유용하게 활용되고 있다.


예배의 개혁 - 올바른 예배를 위한 끝없는 노력

하나님 앞에서 올바른 예배가 드려지기 위해 교회는 끝없이 고민하고 노력하며 준비해야 한다. 영감 있는 예배가 되기 위해서는 생명력 있는 말씀선포와 성령님이 임재하시는 찬양 등, 이 시대의 정서를 아우를 수 있는 감격적인 예배가 되도록 디자인하고 있다.
예배지각을 상습화 하는 습관이나, 헌금생활을 반듯하게 하지 않는 가장 기본적인 예배의 태도들을 갱신함으로서 하나님 앞에서 바르게 설 수 있도록 도와 은혜로운 예배가 되게 한다. 예배의 개혁을 위한 맥락에서, 새로남교회에서는 성찬식을 분기별로 가지며, 성도들이 더 깊이 참여하며 은혜를 경험할 수 있도록 시기마다 새롭게 디자인하여 시행하고 있다.

섬김의 개혁 - 이웃과 함께하는 교회

칼빈의 섬김 사역은 가난한 사람들을 돕기 위한 구빈원 제도를 만드는 일과 의료봉사활동, 학교를 통한 교육사업, 제네바로 피난 온 피난민들을 돕는 사역들을 실천했다. 새로남교회는 이웃과 함께하는 교회라는 표어아래 이웃을 그리스도의 사랑으로 품기 위해 힘써 왔다. 교회에 담장을 없애고, 교육공간의 부족을 예상하면서도 교회 건축시 이웃을 위한 공간으로 10층 새로남까페와 1층에 새로남서점, 그리고 지하에 청소년 체육활동을 위한 체육관을 만들었다. 이러한 공간을 확보한 것은 교회의 방향성이 이웃을 향한 섬김으로 집중하기 위함이었다.
까페는 지역주민들의 만남과 교제의 장소로 제공되고 있으며, 연인원 14만명이 다녀가는 대전의 명소가 되었다. 새로남까페는 최고급 브랜드 커피와 최고급 재료를 사용하는 것으로 유명하다. 특히, 수익금의 전액을 사회에 환원하여 지역사회에 좋은 이미지를 보여주고 있다. 수익금은 어린이 공부방지원, 저소득층 영어캠프, 장학지원, 인근 복지관 지원 등 다양하게 사용하고 있으며 이를 위해 섬기는 분들은 매니저 1명 외에 모두가 자원봉사자로 구성되어 있다.
교회의 특별한 기념행사시에도 교회의 축제가 이웃을 섬기는 장이 되도록 힘쓰고 있다. 매년 교회 설립주일에는 전교우가 헌혈에 동참하며 헌당기념으로 총신에 장학금 3천만원을 지원하였고, 2006년에는 임직자 선출기념으로 임직자들의 정성을 모아 3천만원을 총신대 장학금으로 드려 좋은 선례를 남겼다. 또한 지역 고등학생들을 위한 농구대회를 매년 개최하여 장학금을 지급하여 청소년들을 돕고 섬기는 일을 하고 있다.

우리는 칼빈의 후예로서 칼빈이 남겨 준 위대한 종교개혁의 영향력을 직접적으로 누리고 있는 최대의 수혜자들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만일 칼빈이 우리를 만난다면 우리를 자랑스러워 할 것인가? 세계교회가 주목한 놀라운 부흥을 이루고 이 땅에 수많은 교회와 수많은 성도들이 예배드리는 영광스러운 현장을 보며 칼빈은 흐뭇한 미소를 지을 수 있을 것이다. 그러나 한편으로 한국교회 목회자들의 마음속에서 하나님을 향한 끝없는 개혁자의 영성과 개혁자의 고뇌를 그는 과연 찾아 낼 수 있을 것인가? 이원론적인 자기중심성을 극복한 흔적을 성도들의 삶의 현장에서 찾아낼 수 있을지 두렵다.
우리는 누가 뭐래도 자랑스러운 개혁자 칼빈의 사상적 아들이다. 이제 우리가 해야 할 인은 우리가 칼빈을 자랑스러워하는 만큼 칼빈의 시퍼런 개혁정신을 우리의 사역현장에서 치열하게 이어가야 하리라. 오직 은혜(Sola Gratia)만을 사모하는 심정으로!

▲ 위 글은 "역사행전 19호(2009.1~6)" <한국기독교사연구소>에서 가져온 글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