잘되고 있습니다
2015.01.28 16:24
우리 교회에서는 성도를 서로 축복하는 시간이 있다.
예배가 시작되면 인사를 나누고
서로에게 "잘되고 있습니다"라고 말하는 것이다.
나는 이 말에 대해 별 의미를 두지 않았었다.
그저 하라니까 하는 정도로 "잘되고 있습니다"를
예배 때마다 반복했었다.
그런데 어느 날 어떤 문제로 걱정을 하고 있을 때
문득 "잘되고 있습니다"라는 말이 떠올랐고 힘을 얻게 되었다.
'잘되고 있습니다'는 현재진행형이다.
사실 우리는 결과로 '잘되었습니다'라고 말하길 원한다.
'사업도 잘되었습니다' ' 자녀도 잘되었습니다' …
그러나 그런 기대가 어긋나면 '잘못되었다'를 결과로 받아들인다.
'내 삶은 잘못되었다"는 회의에 빠지게 된다.
어려움 속에서 보이지 않는, 우리가 이해할 수 없는
하나님의 계획하심이 진행되고 있는 것을 보려 하지 않는다.
삶에 지칠 때 "언제 잘되는 건데 ?"라고 회의적인 질문을 하기도 한다.
그러나 지나온 날들을 뒤돌아보면 그때,
그 이유가 이해되지 않아 괴로웠을 때도 잘되고 있었음을 알게 된다.
성경 말씀처럼 나의 생각과 하나님의 생각이 다르며
결국은 합력하여 선을 이루시는 하나님을 볼 수 있게 된다.
그때는 몰랐지만 '잘되고 있었던' 축복이 진행되고 있었던 것임을 알게 된다.
인간의 생각으로 잘되었다고 하지만 정말 잘된 것인지에 대해서는 알 수 없고
잘못되었다고 하지만 정말 잘못되었다고 단정지을 수 없는 것이 인간의 한계다.
내일 일을 모르기 때문이다.
삶이란 씨실과 날실처럼 고난과 기쁨이 한올씩 짜여 이루어지는 것이다.
모두 다 날실로만 짜일 수 없고 씨실로만 짜일 수 없다.
성급하게 결론을 내려고 해서는 안 된다.
내 삶은 아직 짜여지고 있는 중이다.
내 삶에 대해 결론적인 평가를 해서는 안 된다.
아직 진행형이기 때문이다.
믿음으로 "잘되고 있습니다"를 받아드릴 수 있다면
내일을 볼 수 있을 것이다.
낙심하여 주저앉고 싶다면 스스로에게
"잘되고 있습니다" "잘되고 있습니다"라고 말해보는 건 어떨까?
정말 당신은 잘되고 있기 때문이다.
오인숙(치유상담교육연구원교수·작가)
2014. 6. 14. 국민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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