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병 일초의 기적
2016.04.03 13:26
이병 일초의 기적
어느날 목사님께서 부드러운 듯 강력한 어조로 부활절 40일 특새라는 청천벽력같은 이야기를 너무 편하게 말씀 하실 때 저는 갈등이 생겼습니다. 새벽의 꿀잠이 상상만으로도 아까웠습니다. 저는 아직 하나님께서 들어주시지 않은 기도가 있습니다. 정말 오랫동안 끊임없이 해왔던 기도인데도 말입니다.
육체의 한계를 뛰어넘게 하옵서서.
새벽체질로 바꾸어 주십시오.
새벽을 깨울 때 마다 외치던 기도였습니다. 그런데도 저에게 새벽의 달콤함은 아직 까지도 여전합니다. 원하던 새벽체질은 아직도 잠 체질로 잘 준비되어 있습니다.
그렇지만 목사님의 권면에 동참하기로 맘을 먹어 버리고 말았습니다. 가장 큰 이슈는 순장으로서 영혼을 섬긴다는 거룩한 부담감에서 벗어나고 싶어서입니다. 기도로서 주님께 맡기면 편할 것 같았습니다.
그런데 또 다른 유혹이 왔습니다.
중국 출장이었습니다. 그것도 월요일에 입국하여 토요일에 귀국하는 일정이었습니다. 일단은 금요 다락방을 지키기 위해 금요일에 급 귀국하는 것으로 1차 관문은 넘겼는데 새벽을 깨우는 문제는 고민이 되었습니다. 그때 창밖에 오버랩 되어 보이는 목사님의 얼굴이 인자하지만 묵직하게 보였습니다. 결과적으로 중국에서도 혼자 깨우고 기도하고 QT로 시작을 하였습니다.
그리고 마지막 고난주간이 되었습니다. 문제는 새벽을 깨우면서 결심한 사흘간의 금식이었습니다.
금식을 시작하니 먹을 기회가 더 많이 생겼습니다. 목요일에는 뷔페 세미나가 있었지만 식사시간에 도망 나오면서 유혹을 물리쳤는데 금요일에도 침신대 교수님이 떡을 사왔습니다. 고놈 참 보암직도 하고 먹음직도 하였습니다. 그래서 혹시나 하는 마음으로 떡을 몇 개 호주머니에 넣어 두었습니다. 그리고 다락방에서 교제시간에 내어 놓은 맛있는 음식에는 정말 유혹이 되었습니다. 또 샌드위치 한조각을 포장해 달라고해서 가지고 왔습니다. 보관만해도 좋았습니다.
그런데 마지막 토요일 새벽 비몽사몽간에 잠을 깨었는데 현기증이 돌면서 화장실에서 마지막 사명을 다 완수하지 못한채로 침대로 돌아올 지경이 되었습니다. 그래도 다행스럽게 자명종소리에 깨어 마지막 새벽을 깨웠습니다. 참 아슬 하였습니다. 그리고 새벽기도를 마치고 돌아오는 길에 차에있는 작은 초코렛 한쪽을 먹었습니다. 힘이 솟구쳤습니다. 그리고 집에 돌아와 전날 호주머니에 넣어둔 작은 떡 두 조각을 길게 길게 씹어서 먹었습니다. 그리고 다시 눈을 붙이고나서 일어났는데 원기가 회복이 되었음을 보고 놀랐습니다.
그야말로 이병일초의 기적이었습니다. 평상시 하나님께서 제게 준비해주신 수많은 것들 중에서 일부를 잠시 멈췄는데 그 시간은 참으로 힘들고 어려웠습니다. 우리가 너무 많은 것을 주님의 은혜로 살아가고 있다는 것을 다시 한 번 느끼는 시간 이었습니다.
목사님의 청천벽력 같은 특새명령은 이제는 은혜의 권면이 된 줄 압니다. 그리고 떡 두 조각과 초코렛 한 조각이 주는 기적의 힘은 주님의 항시주시는 커다란 은혜의 삶에 더욱 감사함을 알게 하였습니다.
그리고 사순절 특새 후 욕심과 두려움을 이겨내는 힘이 강해진 것 같습니다. 욕심이 줄어들자 집착이 줄어들고 온유함이 찾아왔습니다. 두려움이 사라지자 예수님께 더 많이 의지할 수 있게 되었고 담대함이 찾아왔습니다. 보는 사람 누구에게나 예수님 이야기를 시작하고 복음을 전하면서 그것이 사업보다 세상속의 삶보다 더욱 더 중요한 가치가 되어가고 있음이 느껴지고 있습니다.
제자훈련과 사역훈련은 끝났지만 여전히 훈련생으로 많이 부족한 저를 잘 이끌어 주심에 멘티로서의 감사함과 목사님과 함께하게 해주신 예수님의 축복에 감사함이 저를 큰 기쁨이 되게 합니다.
정말 감사한 마음이 생겨 편지하고 싶어서 적었습니다. 그리고 얼른 보면 잘 보이지 않을 정도록 작지만 어딘가에서 목사님과 동역하고 있는 작은 종이 하나 더 있다는 것을 알려드립니다. 구태규 집사 올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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