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온의 소리] 중독사회를 어찌할 것인가
2018.01.19 11:14
게임중독으로 폐쇄 병동에 입원했던 고등학생이 고의로 불을 지른 뒤 도주했다가 경찰에 붙잡히는 사건이 최근 발생했다. 그 학생은 화재경보가 울리면 스프링클러가 작동하면서 동시에 문이 열린다는 사실을 간파하고 있었다.
그는 환자복 차림으로 병원을 탈출해 택시를 타고 집으로 가서 사복으로 갈아입은 뒤, 집 근처 PC방에서 게임을 하다 1시간 만에 경찰에 붙잡히는 신세가 됐다. 이미 그 학생은 게임중독으로 몇 차례 입원한 경력이 있었다. 꿈을 키우며 역동적으로 살아야 할 청소년이 게임중독이라는 괴물에 사로잡혀 족쇄가 채워져 삶의 낭떠러지로 떨어진 것이다.
많은 생각이 뇌리를 스쳤다. 그 학생의 인생은 어떻게 되나. 가족 특히 부모는 피눈물의 사연이 있으리라. 그를 가르쳤던 학교 선생님과 친구들의 마음에 박힌 못은 누가 빼 주나. 혹시 그는 교회 청소년부에 발을 디딘 경험이 있지는 않을까….
대한민국은 민주공화국이다. 그러나 우리의 어두운 현실을 대변하는 또 다른 이름들이 있다. 부패공화국, 데모공화국, 불통공화국 같은 이름이다. 중독공화국 역시 우리 모두의 가슴을 후벼 파는 말이다.
한 보고에 따르면 우리나라에는 치료가 필요한 중독자 수가 300만명이 넘고, 중독위험 집단으로 분리되는 사람이 1000만명 이상이라고 한다. 알코올 마약 도박 인터넷 등 4대 중독의 사회·경제적 비용이 무려 109조5000억원에 이른다.
세계보건기구(WHO) 보고서에는 한국이 알코올 사용 장애, 고위험 음주 유병률이 조사국 가운데 최고 수준이라고 경고했다. 도박 중독은 어른·아이 가리지 않게 되었고, 이 같은 현상은 인터넷게임에도 대동소이하게 나타난다.
어떤 이는 4년간 하루 14시간씩 게임에만 몰두한 후 “나는 살아 있는 시체였다”고 고백했다. 정보기술(IT) 대국 대한민국의 또 다른 그림자다. 문제는 게임중독이 ‘게이트 드럭(Gate Drug)’, 곧 또 다른 중독으로 빠지는 통로가 된다는 사실이다. 어릴 때 게이트 드럭을 경험하면 인생의 황금기는 사라지고 만다. 무엇으로 중독된 이들을 의미 있는 삶으로 되돌려 놓을 수 있을 것인가.
어릴 때부터 자신을 다스리는 훈련을 하지 않으면 어른이 되어서도 삶의 좋은 열매를 맺기란 그림의 떡이다. “마땅히 행할 길을 아이에게 가르치라 그리하면 늙어도 그것을 떠나지 아니하리라”(잠 22:6)는 성경의 경고는 지금도 유효하다.
우리 사회가 진정한 복지국가로 나아가기 위해서는 경제적 풍요로움을 제공하는 일에만 몰두하지 말아야 한다. 전인적 관점에서 사람답게 살아갈 수 있는 복지를 제공해야 한다. 돈을 투자해 단기간에 효과를 보기 원하는 근시안에서 벗어나 한 사람의 생애 전체를 다루는 원시안적 대안이 세워져야 한다. 그 방법은 사람 존중을 실천하신 예수 그리스도의 방법을 따라야 한다. 살냄새 나는 교육현장에 대한 뚝심을 잃지 않아야 한다.
기성세대인 부모와 교육현장을 주도하는 교사의 마음속에 삶에 대한 따뜻함과 감사가 자리 잡아야 한다. 그리하여 자녀들과 다음세대에 대한 진정한 존중으로 열매 맺게 해야 한다. 모든 교육의 출발은 영적인 데 있다. ‘사람보다 돈’이라는 전도된 가치가 온 나라에 난무할 때일수록 가정에서부터 상호 인간존중의 기본을 강화하면서 실천하는 축복을 경험했으면 좋겠다.
‘어떻게 중독 사회를 치유할 것인가.’ 해답은 예수 그리스도를 따르는 이들이 가정과 일터, 사회에서 묵묵히 진정한 ‘제자도’를 실천해 내는 삶에 있다. 이웃과 다음세대를 향해 선한 영향을 끼치는 데 있다. 한국교회사의 대표적인 순교자인 손양원 목사는 그 자신을 중독자라고 표현했다. 또 다른 차원의 중독, 곧 거룩한 중독을 그는 평생 추구하면서 자신도 살고 남도 살리는 생명의 길을 걸어갔다.
‘나 예수 중독자 되어야 하겠다/ 술 중독자는 술로만 살다가 술로 인해 죽게 되는 것이고/ 아편 중독자는 아편으로 살다가 아편으로 인해 죽게 되나니/ 우리도 예수의 중독자 되어 예수로 살다가 예수로 죽자/ 우리의 전 생활과 생명을 주님 위해 살면 주같이 부활된다/ 주의 종이니 주만 위해 일하는 자 되고/ 나의 일 되지 않게 하자(손양원 목사의 ‘예수중독자’ 중에서).
우리 시대의 아픔인 중독자들은 오직 거룩한 중독자들을 통해 빛을 볼 수 있으리라.
오정호(새로남교회 목사)
필자 약력=△새로남기독학교 이사장 △교회갱신을 위한 목회자협의회(교갱협) 공동대표 △국제개발대학원(GSID) 재단이사장 △대한예수교장로회(예장) 합동총회군선교회 이사장
[출처] - 국민일보 [원본링크] - http://news.kmib.co.kr/article/view.asp?arcid=0923886873&code=23111413&cp=nv
그는 환자복 차림으로 병원을 탈출해 택시를 타고 집으로 가서 사복으로 갈아입은 뒤, 집 근처 PC방에서 게임을 하다 1시간 만에 경찰에 붙잡히는 신세가 됐다. 이미 그 학생은 게임중독으로 몇 차례 입원한 경력이 있었다. 꿈을 키우며 역동적으로 살아야 할 청소년이 게임중독이라는 괴물에 사로잡혀 족쇄가 채워져 삶의 낭떠러지로 떨어진 것이다.
많은 생각이 뇌리를 스쳤다. 그 학생의 인생은 어떻게 되나. 가족 특히 부모는 피눈물의 사연이 있으리라. 그를 가르쳤던 학교 선생님과 친구들의 마음에 박힌 못은 누가 빼 주나. 혹시 그는 교회 청소년부에 발을 디딘 경험이 있지는 않을까….
대한민국은 민주공화국이다. 그러나 우리의 어두운 현실을 대변하는 또 다른 이름들이 있다. 부패공화국, 데모공화국, 불통공화국 같은 이름이다. 중독공화국 역시 우리 모두의 가슴을 후벼 파는 말이다.
한 보고에 따르면 우리나라에는 치료가 필요한 중독자 수가 300만명이 넘고, 중독위험 집단으로 분리되는 사람이 1000만명 이상이라고 한다. 알코올 마약 도박 인터넷 등 4대 중독의 사회·경제적 비용이 무려 109조5000억원에 이른다.
세계보건기구(WHO) 보고서에는 한국이 알코올 사용 장애, 고위험 음주 유병률이 조사국 가운데 최고 수준이라고 경고했다. 도박 중독은 어른·아이 가리지 않게 되었고, 이 같은 현상은 인터넷게임에도 대동소이하게 나타난다.
어떤 이는 4년간 하루 14시간씩 게임에만 몰두한 후 “나는 살아 있는 시체였다”고 고백했다. 정보기술(IT) 대국 대한민국의 또 다른 그림자다. 문제는 게임중독이 ‘게이트 드럭(Gate Drug)’, 곧 또 다른 중독으로 빠지는 통로가 된다는 사실이다. 어릴 때 게이트 드럭을 경험하면 인생의 황금기는 사라지고 만다. 무엇으로 중독된 이들을 의미 있는 삶으로 되돌려 놓을 수 있을 것인가.
어릴 때부터 자신을 다스리는 훈련을 하지 않으면 어른이 되어서도 삶의 좋은 열매를 맺기란 그림의 떡이다. “마땅히 행할 길을 아이에게 가르치라 그리하면 늙어도 그것을 떠나지 아니하리라”(잠 22:6)는 성경의 경고는 지금도 유효하다.
우리 사회가 진정한 복지국가로 나아가기 위해서는 경제적 풍요로움을 제공하는 일에만 몰두하지 말아야 한다. 전인적 관점에서 사람답게 살아갈 수 있는 복지를 제공해야 한다. 돈을 투자해 단기간에 효과를 보기 원하는 근시안에서 벗어나 한 사람의 생애 전체를 다루는 원시안적 대안이 세워져야 한다. 그 방법은 사람 존중을 실천하신 예수 그리스도의 방법을 따라야 한다. 살냄새 나는 교육현장에 대한 뚝심을 잃지 않아야 한다.
기성세대인 부모와 교육현장을 주도하는 교사의 마음속에 삶에 대한 따뜻함과 감사가 자리 잡아야 한다. 그리하여 자녀들과 다음세대에 대한 진정한 존중으로 열매 맺게 해야 한다. 모든 교육의 출발은 영적인 데 있다. ‘사람보다 돈’이라는 전도된 가치가 온 나라에 난무할 때일수록 가정에서부터 상호 인간존중의 기본을 강화하면서 실천하는 축복을 경험했으면 좋겠다.
‘어떻게 중독 사회를 치유할 것인가.’ 해답은 예수 그리스도를 따르는 이들이 가정과 일터, 사회에서 묵묵히 진정한 ‘제자도’를 실천해 내는 삶에 있다. 이웃과 다음세대를 향해 선한 영향을 끼치는 데 있다. 한국교회사의 대표적인 순교자인 손양원 목사는 그 자신을 중독자라고 표현했다. 또 다른 차원의 중독, 곧 거룩한 중독을 그는 평생 추구하면서 자신도 살고 남도 살리는 생명의 길을 걸어갔다.
‘나 예수 중독자 되어야 하겠다/ 술 중독자는 술로만 살다가 술로 인해 죽게 되는 것이고/ 아편 중독자는 아편으로 살다가 아편으로 인해 죽게 되나니/ 우리도 예수의 중독자 되어 예수로 살다가 예수로 죽자/ 우리의 전 생활과 생명을 주님 위해 살면 주같이 부활된다/ 주의 종이니 주만 위해 일하는 자 되고/ 나의 일 되지 않게 하자(손양원 목사의 ‘예수중독자’ 중에서).
우리 시대의 아픔인 중독자들은 오직 거룩한 중독자들을 통해 빛을 볼 수 있으리라.
오정호(새로남교회 목사)
필자 약력=△새로남기독학교 이사장 △교회갱신을 위한 목회자협의회(교갱협) 공동대표 △국제개발대학원(GSID) 재단이사장 △대한예수교장로회(예장) 합동총회군선교회 이사장
[출처] - 국민일보 [원본링크] - http://news.kmib.co.kr/article/view.asp?arcid=0923886873&code=23111413&cp=nv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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