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러분이 자랑스럽습니다(III) / 주차위원송(駐車委員頌)
2005.06.24 13:40
저는 때때로 예배를 마치고 나서 다음 예배를 준비하는 막간을 이용하여 저의 3층 목양실에서 비전광장과 주차장을 유심히 보곤 한답니다. 햇살 같은 환한 얼굴로 교회 마당을 들어서는 교우들 가족단위로 예배실을 향하여 총총 발걸음을 옮기는 교우들의 익숙한 모습이 저의 눈에 들어옵니다. 그리고 죽 늘어서 있는 교우들의 차량행렬과 어찌 하든지 차량을 원활하게 소통시키기 위하여 주차봉을 좌우로 흔들면서 애쓰시는 남자 집사님들의 모습이 크로즈업된답니다.
사시사철 춘하추동, 사랑하는 교우들의 예배생활이 좀 더 은혜롭고 경건하고 질서정연하게 이루어지기 위하여 자신의 몸을 던져 주차사역에 헌신하시는 집사님들을 사랑합니다.
현대 그리스도인의 드러내 보이고 싶지 않은 모습중의 하나가 익명성입니다. 익명성 뒤에 숨은 봉사의 회피, 책임의 전가, 공동체에 대한 헌신결여는 우리 시대 그리스도인들의 일그러진 모습으로 다가옵니다. 한편 이러한 익명성은 오랜 교회생활을 통한 상처의 결과물이기도 할 것입니다. 그러나 익명의 교우들이 많아질수록 대사회적인 영향력을 점점 상실하게 되겠지요.
저는 우리교회 주차위원 집사님들의 용기를 높이 치하하고 싶습니다.
그 누구인들 남들의 눈에 드러나게 봉사할 수밖에 없는 주차위원을 선호하겠습니까? 뜬 금 없는 오해, 부당한 인격적인 모멸감, 무슨 아르바이트생 대하듯 주차위원 집사님들을 대하는 교우들이나 이웃의 차량운전자들을 교회생활의 장애물로 여기지 아니하고 오히려 친근한 이웃으로 여기려면 소명이 필요합니다. 또한 그 소명을 이루려는 열정이 뒷받침되어야 합니다. 설교자가 청중을 말씀으로 이끌 듯 주차위원은 운전자와 승객들을 혼잡함이 없이 주차안내를 해야 합니다. 동일하게 사람을 상대로 사역하는 것입니다.
주차사역위원이라고 해서 오직 차량에만 관심을 가지는 것은 적절하지 않을 것입니다. 실상 차량보다 차량을 운전하는 교우들과 이웃에게 관심을 집중해서 기울여야 할 것입니다. 옛날 말을 타고 다니거나 자전거를 타고 다닐때의 안목으로는 새시대의 트렌드를 감당하기가 어렵지 않겠습니까? 이런 면에서 주차위원은 늘 기도하고 깨어 있어야할 교우들인 것을 압니다. 얼굴표정, 말 한마디, 손짓하나가 주님의 제단에 드려지는 제물인 것을 우리가 압니다. 적어도 상업적 목적으로 영리를 추구하는 백화점이나 호텔의 주차안내원들의 스피릿보다 차원이 다른 영성을 소유해야 한 공동체에 속한 영혼들의 예배생활의 도움이로 굳게 설 수 있을 것입니다.
한 교회의 영성은 주차장에서부터 시작된다고 말하는 것도 지나친 말이 아닌 듯합니다.
지난 성전건축헌금봉헌 작정 주일 낮 예배시간에 늘 주차장에서 가까이 대하던 집사님 한 분의 마음 따뜻한 간증을 듣고 온 성도들과 저는 깊은 감동을 체험했습니다.
대학에서 후학들을 양성하시는 교수 집사님께서 왜 주차위원으로 섬기시게 되었는가에 대한 진솔한 자기 고백이었습니다. 우리교회가 탄방동에 있을 때 그 열악한 주차상황을 누구보다도 빨리 감지하신 집사님께서 교우들의 은혜로운 예배생활을 위하여 벽돌 한장을 놓는 심정으로 주차사역에 뛰어드시고 지금까지 초지일관 섬기고 계십니다. 문제를 보고 비난하거나 책임을 전가하는 자세가 아니라 문제를 안고 해결을 위하여 정면돌파하려는 복된 마음이 얼마나 아름다운 섬김의 사역으로 나타나는지 보았습니다.
그 집사님 한분이겠습니까? 여러분의 집사님께서 수년 혹은 수개월동안 남들이 꺼려하는 주차사역 현장에서 기쁨으로 활약하시기에 우리의 예배생활은 그 윤기를 잃지 않고 있습니다.
주차위원 집사님들의 아름다운 섬김은 세월이 지날수록 빛을 발할것입니다.
우리 새로남교우 모두는 주차장과 길거리를 사역의 성소(聖所)로 삼으신 주차위원 집사님들을 마음 깊숙이 사랑합니다. 우리 가운데서 여러분과 같은 제2 제3의 주차위원들이 탄생하기를 소원해 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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