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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취의 기쁨

2014.02.04 14:13

새로남지 2월호


믿음의 사람들의 이야기를 직접 듣는다는 것은 또 다른 기쁨의 경험입니다.
올해의 설 명절 이후 기다리던 교역자수련회를 거제도와 통영 일원에서 가졌습니다. 한국의 나폴리로 알려진 통영과 부산과 거제도를 잇는 거가대교 건설이후 부쩍 방문객이 늘어난 거제도에서의 2박 3일은 축복된 시간으로 알차게 채워졌습니다. 물론 사역의 긴박감이나 무게로부터 잠시 벗어나 자연과 더불어 함께 하는 시간을 누린 것이 축복이 되었음은 더 말할 나위가 없겠지요. 그러나 실상은 자연에 있지 않습니다. 사람과의 만남이 기쁨으로 열매 맺게 되었습니다. 그 만남은 하나님께서 함께 하신 여정을 간증형식을 빌어 동역자들과 함께 나눈 것과 대화의 형식을 통하여 이루어졌습니다.


우리 교회는 교역자들이 부임하면 전통적으로 그 분들의 이야기를 듣는 시간을 고수합니다. 짧은 시간에 달려온 삶의 모습을 다 담을 수는 없지만 핵심적인 사항은 놓치지 않고 공유하는 시간입니다. 담임목사로서 또한 동역자로서 이러한 시간은 감동과 이해의 시간으로 마음 깊이 자리 잡게 됩니다. “아, 주님께서 한 사람의 일꾼을 세우시는 과정이 이렇게도 드라마틱하구나!” “동역자의 오늘이 있기까지, 주님께서는 사역자로 세우는 교과과정(curriculum)을 이렇게도 치밀하게 운영하셨구나!” “오늘 이 개인적인 발자취를 간증을 통하여 듣지 않았다면 과연 어떻게 동역자를 이해할 수 있을까?” “저렇게 부드러운 동역자가 그렇게 삶의 처절한 굴곡을 경험했다니 놀라운 일이구나!”
수련회를 통하여 정확하게 표현한다면 동역자의 심중에 켜켜이 쌓여 있는 사연의 자락들을 열린 귀로 듣고, 마음으로 깊이 공감하는 시간이 매우 값지고 행복한 시간으로 다가왔습니다. 그 사람의 존재에 대한 이해는 눈으로 보는 것만으로는 부족합니다. 귀로 들어야 합니다. 나아가 가슴 깊이 공감할 때 상호이해의 문이 활짝 열립니다.


주님의 말씀을 맡은 사역자들이 서로의 심중에 자리 잡은 언어를 청취함으로 해독할 수 있고 또한 공감의 악수를 나눌 수 있다는 사실이 얼마나 축복인지요!
“믿음은 들음에서 나며 들음은 그리스도의 말씀으로 말미암았느니라”(로마서 10:17) 말씀처럼 모든 그리스도인은 예외 없이 들음 곧 청취의 사명자로 부름을 받았습니다.
올 한 해 동안 이러한 “들음의 순종”을 통한 “청취의 기쁨”이 일상의 축복으로 자리매김하기를 소원해봅니다.
가정의 화목과 성도의 내면의 성숙은 사랑하는 이들로부터의 들음을 전재합니다. 그리고 들음은 주님과 사람에 대한 신뢰로부터 출발합니다.


<듣는 귀를 주소서>

마음이 낮아져 상대의 작은 소리도
놓치지 않는 듣는 귀를 주소서
주님을 갈망하기에 세미하게 말씀하시는
주님의 음성을 생명처럼 붙잡는 듣는 귀를 주소서
수많은 통신기기가 어지럽게 펼쳐지는 때에
오직 사랑의 안테나를 높여
상대의 마음의 소리를 포착하는 귀를 주소서
얼굴을 구성하는 귀에서 머물지 말고
하늘 만나, 생명의 양식인 주님의 말씀을 겸손히 받아
심신을 새롭게 하는 영혼의 귀를 열어 주소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