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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락방 주말1다락방 아홉 번째 이야기
2020.02.25 06: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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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말1다락방 아홉 번째 이야기 – 얼큰한 동태찌개
“아들 밥은 잘 먹고 다녀?”
“식당 밥이 그렇지. 엄마가 해 준 동태찌개가 먹고 싶네.”
대학을 졸업하고 서울에서 직장생활을 할 때
엄마가 끊여 준 동태찌개가 늘 생각났다.
그렇게 2-3주가 흘렀고
회사 끝나자마자 늦은 밤
대전에 도착했다.
서울과는 다르게
밤10시가 훌쩍 넘은 대전은 이슬먹은 숲처럼 상쾌하다.
택시를 타고 집에 도착해 보니
다 늦은 시간에 푸짐한 저녁상이 집에 온 나를 기다리고 있었다.
머슴밥 한 공기에서 김이 모락모락 난다.
막 끊여 놓은 동태탕을 커다란 양푼에 한 대접 담아 온다.
넓적한 두부 한 점이 맛깔스럽게 눈에 띈다.
큼지막하게 잘라 놓은 무는
안 먹어도 시원한 맛에 군침이 한가득하다.
쑥갓 한 줌 뚝 잘라 넣고
어슷어슷 썰어 넣은 대파 사이에
뽀얀 동태살을 보니
싱싱한 동태눈을 고르려
이리저리 뒤적거리며 생선가게 아주머니와 흥정하는
어머니 모습이 훤희 그려진다.
순간 ‘핑’하니 눈에 눈물이 맺힌다.
얼른 국물 한 숟가락 푹 퍼서 후루룩 들이키니
얼큰한 국물에 사레들려 콜록콜록거린다.
부리나케 냉수 한 사발 벌컥거리고
덕분에 찔금 거렸던 눈물이 주루룩 흘러 내린다.
무심결에 툭 던진 한마디 말을
엄마는 잊지 않고 기억하고 있었다.
객지에서 밥 굶을까봐 노심초사하시더니
아들 온다는 소식에 아침 일찌감치 역전 중앙시장으로 향했다.
다락방 아홉 번의 이야기를 쓰면서
가장 많이 들여다 본 것은 순장인 나의 마음이였다.
어떤 순장이 되어야 할까?
어떤 모습으로 기억 되어야 할까?
그런 생각을 하고 있을 때
고향집에 돌아와 먹던 얼큰한 동태찌개가 생각이 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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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조건 베푸시는 어머니 사랑에
고개가 숙여집니다♥️